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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한인노인, 하루종일 자식 기다린다'
추수감사절부터 시작되는 홀리데이 시즌이 되면 노인들의 마음은 가족이나 친지 또는 누군가를 기다리며 들뜬다는데, 기자가 찾은 이날 오전과 오후는 조용하다 못해 삭막함마저 감돌았다. 불과 수 년 전만 하더라도 연말연시가 되면 각종 단체나 교회 등에서 봉사를 와 노인들의 생활과 삶에 희망과 행복을 넣어주었는데 코로나 팬데믹 대유행 이후부터는 찾는 사람이 뚝 끊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나이 86세인 김모 할머니는 14년째 이 아파트서 살고 있다. 그녀는 “그래도 따뜻하면 밖에 나가 걷기도 하고 의자에라도 앉겠는데,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집에만 있다”고 말했다. 좁은 아파트에서 생활하는 김 할머니는 냉장고와 텔레비젼을 비롯해 침대 등이 구비되어 있지만 하루종일 보내는 시간은 외로우면서 지루하기 그지 없어 삶의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하루하루 아무 생각없이 살아가는 비참함 그 자체라 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한인 노인들의 하루는 길고 외롭고 힘들다. 밤 8시쯤 잠이 드는데 새벽이면 눈이 떠진다. 누워서 뒤척거리다 아침 6-7시쯤 일어나 하루를 시작한다. 중요한 것은 하루라봐야 별 볼일도 없다. 오전에 노인케어센터에 갔다가 점심 먹고 들어오면 그 다음부터는 앉아 있거나, 누워 있거나, 신문이나 텔레비젼을 본다.
바로 윗층에 사는 한 할머니는 온종일 자식들의 전화를 기다린다고 했다. 그 이유를 묻자 할머니는 “그냥 궁금하고 보고싶으니까…”라고 답하며 멍하니 천정을 바라보았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노인에게 전화하는 사람은 가족도 아니고 노인을 돌보고 있는 간병사 업체가 유일한 경우가 허다하다. 간병사 업체는 관리 차원에서 전화도 하고, 직접 방문도 하여 노인들의 건강을 챙긴다.
추수감사절부터 시작되는 홀리데이 시즌인 연말연시면 노인들은 외로움이 뼛속까지 사무친다. 노인센터가 있지만 그 것으로 삶의 행복을 찾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하루 중 대다수 시간을 방에서 혼자 쓸쓸하게 보낸다.
아들과 딸을 각각 한 명씩 두고 있다는 알렉산드리아 노인아파트에 거주하는 80대의 김모 할아버지는 추수감사절과 관련해서 “수 년 전부터 찾아오는 발길이 뜸해지더니 코로나 대유행부터는 아예 오질 않는다”며 서운한 마음을 내비쳤다. 이역만리 낯선 땅에 와서 죽을 고생을 하면서 자녀들을 키워왔다는 김 할아버지는 “찾아오기는 커녕 일 년이 돼도 얼굴도 불 수 없고 안부 전화도 없다”면서 서글품을 되씹었다.
7년째 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정모 할머니는 “추수감사절이나 연말이 되면 아들 내외와 손자 소녀들이 유난히도 많이 생각이 나는데 언제부터인가 찾아오는 발걸음이 뜸하더니 지난해에는 아예 오지 않았다. 살아 갈 의욕을 잊어버렸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바로 옆에 있는 80대의 할아버지는 “노인센터 다녀오면 나머지 긴 시간은 말벗도 없이 혼자 있으니 너무 외로워 어떤 때는 죽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한 복지전문가는 “한인사회가 노인 문제에 대해 얼마나 진지하게 고민해 봤는지 반성하고,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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