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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 통틀어 가장 잘한 일은 가족 가꾼 것

문 두드리면 열릴 것이라
지난 24일 2022 워싱턴 건강박람회에서 바쁜 시간을 내 봉사한 김수봉 내과 전문의는 15살이던 1969년 가족과 함께 텍사스로 도미했다. 한국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는 곳에서의 낯선 이민 생활이 얼마나 어려웠을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어려서부터 갖고 있던 닥터 김에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그의 커리어 행보의 물꼬는 생각지 못한 곳에서 터졌다. 한창 대학 진학에 고민하던 11학년 때 공군사관학교에 대해 알게 된 것이다.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학비를 지원하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이다. 그러나 동양인 이민자에게 미국 사관학교 입학의 담은 꽤 높다. 닥터 김은 “사관학교에 지원하려면 연방의원의 추천서가 필요하다. 막막할 때 도움을 준 것은 미스터 비비인데, 그를 알게 된 것은 맥도날드에서 일하면서 텍사스 주에서 가장 버거를 잘 굽는 직원으로 뽑힌 덕이었다. 전국 버거 굽기 대회 참여한 인연으로 도움을 받아 공군 사관학교에 입학했다”라고 회상했다. 버거를 가장 잘 굽기 위한 조건은 속도와 정확성 등이라고 한다. 쉬워 보이는 일이지만 정성을 다해 매진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미국은 기회의 나라
사관학교에서 훈련과 공부를 병행한 기간을 닥터 김은 ‘힘들었다’가 아니라 ‘재밌었다’로 기억한다. 공부에 있어서 아무래도 수학보다 영어 실력이 다른 학생에 비해 뒤쳐질 수밖에 없었는데, 이민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동양인 학생에 대한 교수진의 배려가 있었다고 한다. 시험이나 성취를 통해 가늠할 수 있는 실력과 더불어 학생의 열정과 잠재력을 믿어주는 미국의 교육 풍토가 그를 성장하게 한 것이다.
공군 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뉴 올리언스에 있는 툴레인 의과대학을 졸업했다고 한다. 의대 졸업 바로 전 한국을 방문했다가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하고 슬하에 3남매를 두었다. 얼마 전 결혼 41주년을 맞았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감사를 넘치게 표현했다.
삶의 가장 큰 성취는 가족
닥터 김은 26년 동안 미 공군에서 항공 군의관, 내과 과장, 항공 의무 대대장과 일본 주둔 374 의무전대 사령관을 역임한 후 대령으로 전역했다. 대단한 이력이다. 그러나 자신의 삶을 통틀어 가장 잘한 일은 가족을 일군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얼마 전 NPR 방송을 듣는데, 저명한 여 교수가 자신을 소개하면서 4남매의 엄마이자 한 남자의 아내라고 소개하는 것을 들었다. 그 말이 감명 깊게 다가왔다”라며 “3남매가 성장해 각자 제 몫을 하고, 인내심 많은 아내와 여가를 즐기고 있다”며 웃었다. 군의관이 비행 자격증을 따 전투기를 조종하고, 북한을 5번 방문하며, 유엔 평화유지군(Peace Corps) 소속으로 아이티, 아프리카 등 오지로 재난 지원을 나가는 등의 행보를 묵묵히 지원했을 아내의 ‘인내심’을 치하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취미 생활조차 스쿠버 다이빙, 세일링(Sailing), 낙하산 타기, 마라톤 완주 등인 것을 보면 목표를 정하고 매진하는 성품이 드러난다.
봉사하는 삶의 가치관
군 복무 중이던 1997년 괌에서 추락한 대한항공 801편 사고 때 한국말이 가능한 군의관의 필요성 덕분에 현장으로 파견됐다고 한다. 괌 국제공항 착륙 도중 언덕에 충돌해 승객 254명 중 228명이 사망한 사고다. 날벼락을 맞아 경황이 없는 유가족들과 소통하고 생존자 중 14명을 한국으로 이송하는 데 기여했다. 닥터 김은 “기착지가 괌인 탓에 신혼부부가 많았던 것이 매우 안타까웠었다. 조각난 시신을 찾아 DNA로 신원이 확인 되면 가족에게 인계했는데, 온전한 시신을 수습하지 못해 오열하는 가족이 많았다”라고 회상했다.
2003년 워싱턴 중앙장로교회에 등록하면서 10여 번이 넘는 의료 단기 선교에도 동참했다. 봉사하고 나누는 삶은 닥터 김에게 무척 자연스러운 일이다. 감사가 넘치기 때문이다.
어려움에 굴복하지 않는 의지와 꾸준한 노력, 삶에 대한 경의 등 차세대에 본이 되는 많은 성품들이 계속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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