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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골프는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운동

07/22/2022 | 12:00:00AM
[인터뷰] 골프는 알면 알수록 매력적인 운동

“라운딩하는 사람과 함께 그 시간 자체를 즐기세요”

티칭 프로들은 수도권 워싱턴 지역의 한인 골프 인구가 1만여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 우스갯소리로 골프장은 한인이 먹여 살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아예 입문을 안 하면 모를까, 한 번 했다 하면 목표를 이뤄야 직성이 풀리는 한인에게 골프는 어쩌면 근성을 자극하는 제대로 된 운동인지도 모른다. 골프 애호가가 많아서인지 한인 사회에서는 유난히 다양한 기금마련 골프대회가 여름 내내 이어진다. 올해만 해도 4월 말부터 시작해 10월 말까지 각종 골프대회가 이미 빼곡하게 예약돼 있다. 한인단체가 모인 신년 하례식에서 각 단체의 골프대회 일정 조율이 하나의 순서로 자리 잡았을 정도이니 한인들의 골프 사랑이 남다르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골프대회 때마다 심사위원으로 꼭 만나는 친숙한 얼굴이 유승규 티칭 프로다. 1989년부터 골프와 인연을 맺어 30여 년이 넘도록 한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유 프로는 지난달 대통령 자원봉사상 금상을 받기도 했다.

펜데믹 후 더 높아진 인기

미국이나 한국을 막론하고 골프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18홀을 돌기 위해 보통 4-5시간을 걸으며 스윙하는 것에서 오는 운동량 덕분에 신체가 건강해진다는 기본적은 것 외 경치 좋은 코스에서 마음 맞는 동반자와 라운딩하는 것에서 오는 정신적 만족감도 사람들이 골프에 빠져드는 이유다. 유 프로는 “겨울 동안 필드에 나오지 못하다가 봄이 돼서 필드에 나오기 시작하면 벌써 몸이 달라진다. 스스로 건강해지는 것을 느끼는 것만큼 뿌듯한 것도 드물다”라고 말했다. 이어 “1년 동안 꾸준히 운동하시면 10년은 젊게 사실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골프와 관련한 제반 사항을 다루는 가장 오래된 전문지 중 하나인 골프 매거진은 미국에서 골프가 펜데믹 이후 오히려 전보다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이유로 낮아진 프라이빗 클럽 문턱, 기술 개발로 인한 맞춤형 드라이버에 대한 접근성 향상, 미디어 발달로 인한 동영상 강의 등 렛슨에 대한 부담 감소, 재택근무로 인해 늘어난 여가 시간 등을 꼽기도 했다.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하이 클래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벗어나기 위한 업계의 움직임도 한몫한 덕분에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스포츠로 거듭나고 있다.

매 순간을 즐겨라

주변에서 ‘골프 치세요’라는 권유를 받거나 관심이 있어도 간혹 골프 클럽이나 골프웨어 등 부수적인 비용 때문에 선뜻 결심하기가 쉽지 않은 경우도 있다. 유 프로는 “연습공을 치러 나오는 미국 사람들 중에는 20년도 더 된 것 같은 골프 클럽을 들고 나오는 사람도 많다. 거의 50%가 그렇다”라며 “공도 한국분들은 200-300개씩 칠 때 50개 치고 간다. 그대신 매일 연습한다”라고 말했다. 빨리 실력을 늘리고 싶어서 연습에 매진하는 것은 좋지만, 너무 목표에만 집착한 나머지 운동 자체에 대한 즐거움을 제대로 못 느낄 정도로 서두르지는 말라는 뜻이다.

유 프로의 경험에 의하면 골프를 여가 및 취미로 대하는 미국 사람들은 100타 미만의 실력을 갖추는 사람이 20% 미만이라고 한다. 반면 한국 사람들은 6개월에서 1년 정도가 지나면 70% 이상이 100타 미만을 달성한다고. 이렇게 실력이 늘게 되면 라운딩이 더 즐거워져서 자연스레 선순환된다. 한인 골프 협회 및 동호회가 늘어나는 것 또한 다양한 연령층의 골프 애호가가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매너도 일등이길

한인 골프 저변 인구가 확대되는 것의 단점 중 하나는 가끔 목격하게 되는 매너 없는 행동일 것이다. 주변을 배려하지 않고 한국어로 크게 대화를 나누는 것도 눈살 찌푸려지는 일인데, 간혹 골프 카트를 타고 그린 위로 올라가는 사실 대단히 비매너인 행동도 서슴지 않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유 프로는 “요즘은 카트 혹은 필드에 어떤 장치가 있는지 필드 위 일정 선을 넘으면 카트가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 돌려 나가느라 애를 먹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높은 액수가 걸린 내기 골프를 치면서 분위기를 험악하게 만든다거나 가족이 아니면서 가족 회원 등록을 하는 등의 꼼수를 부리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에 지친 골프장 측에서 멤버쉽 프로그램을 없애버릴 정도라면 대단히 창피한 일이다.

하지만 가장 안타까운 것은 기껏 좋은 취지의 기금모금 골프 대회에 와서 실컷 경기를 한 후 성적을 조작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유 프로는 “한 번은 한 조의 네 명 모두 날씨와 상황을 고려했을 때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점수를 적어온 것을 본 적이 있다”라며 “꼭 프로가 아니어도 웬만큼 경력이 있는 사람들은 누가 가짜 성적을 가져오는지 다 안다”라고 말했다.

청소년 골퍼가 늘어나고 있는 시대에 어른들이 올바른 골프 문화의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

가족 골프의 장점

젊은 세대가 골프에 입문하면서 불어오는 또 다른 바람은 가족 단위 라운딩이라고 한다. 유 프로는 “부모와 자녀가 가르치고 대화하며 운동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아주 보람 있다. 운동을 통해 가족의 유대 관계를 다지는 것, 공통의 관심사를 갖는 것, 서로의 목표를 격려하고 기뻐하는 것 등이 매우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젊은 여성 골퍼들이 늘어나면서 골프장 분위기가 밝아지는 것도 청소년들에겐 더 좋은 환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워싱턴 지역의 골프 유망주 중에는 중학생 때 벌써 두각을 드러내는 선수도 많다고 한다. 물론 이런 선수들의 뒤에는 가족의 헌신과 뒷바라지가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강도 높은 훈련과 연습량을 견디는 선수들의 의지와 끈기가 가장 큰 동력이다.

체력 증진과 재미를 비롯해 무궁무진한 매력을 가진 골프가 시대에 발맞춰 구태의연한 귀족 스포츠의 이미지를 벗고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만큼 보여주기식 혹은 과시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허세를 걷어내고 올바른 스포츠 문화로 정착된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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