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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이름 되찾은 고성의 주산

05/12/2022 | 08:59:26AM
본래 이름 되찾은 고성의 주산

[천왕산 582.6m]

봉화산~천왕산~무량산~철마봉~서재봉 잇는 산행

경남 고성의 진산은 무량산(無量山)이다. 1765년(조선조 영조41)에 펴낸 <여지도서輿地圖書>에 ‘무량산은 현 서쪽 10리에 있으며, 진주 지리산으로부터 와서 진산이 되었다. 천왕점(天王岾), 점은 산마루 또는 산은 현 북쪽 15리에 있으며 무량산으로부터 왔다는 기록이 있어, 산줄기의 근원과 함께 고성의 주산임을 알 수 있다.

지난 2014년 4월 4일 국토지리정보원은 지명 변경 고시를 발표했다. 이때 고성의 산봉우리 4개의 이름이 바뀐다. 천왕산, 무량산, 철마봉, 서재봉이다. 일제강점기인 1926년 일제가 지도를 만들면서 주산인 무량산을 대곡산으로, 천왕산을 무량산으로 표기해 천왕산의 지명은 삭제해 버렸다.

또 철마봉은 철마산, 서재봉은 천황산으로 불리어 왔다. 이 지역 향토연구가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본래 산 이름을 되찾은 것이다.

천왕산과 무량산은 낙남정맥의 산이며, 철마봉은 낙남정맥 무량산에서 분기한 통영지맥의 첫 봉우리다. 천왕산은 582.6m로 고성에서 제일 높지만, 산꾼들의 발길이 뜸해 고즈넉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또 봉화산에서 천왕산으로 이어진 능선 곳곳에 좋은 전망터가 있어 멋진 풍광을 감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번 산행은 이름이 정리된 4개의 산에 봉화산을 추가한 5개의 산을 밟는 코스다. 대가면 양화리에서 시작해 봉화산(348m)~천왕산~무량산(544.9m)~철마봉(416.9m)~서재봉(193.1m)을 거쳐, 연지리 평동마을 버스정류장에서 끝내는 약 13.5km 코스다.

산행 들머리는 양화마을 입구 버스정류장인 경로당이다. 대가면 소재지로 연결되는 신작로를 걷는다. 고개를 오르며 뒤돌아 본 양화마을은 천왕산 산릉이 울타리처럼 둘러싸고 있어 아늑하고 포근해 보인다.

15분 정도면 코투레골을 지나 고갯마루에 닿는다. 천왕산 등산 안내판이 있다. 산길이 시작되는 초입이다. 산길은 비교적 잘 정리된 외길로 헷갈릴 만 한 곳은 없다.

소나무가 빽빽한 숲길이며 경사가 완만해 발걸음이 가볍다. 15분쯤이면 나무 의자가 놓인 226.1m봉을 지난다. 한 굽이 내려서서, 안부에서 다시 올려치면 충효테마파크를 가리키는 이정표가 서있는 갈림길.

대가면 유흥리에 있는 충효테마파크는, 200년 전 이곳 마을에 살았던 효자 이평(李平)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자연 속에서 체험활동을 통해 충효사상을 익힐 수 있도록 조성했다.

갈림길에서 직진한다. 경사가 가파르다 싶더니 봉수대 터다. 경남도 기념물 제221호인 옛 ‘고성 천왕점 봉수대’로 통영 도산면의 우산봉수를 받아 고성 동해면의 곡산봉수에 연결하는 기능을 했다.

허물어져 흔적만 남은 봉수대 주변은 대나무가 숲을 이뤘다. 대숲을 빠져나와 봉화산(烽火山) 정상을 통과한다. 잠시 내려서면 양화리로 빠지는 샛길이 있는 안부. 이제부터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나뭇가지 사이로 주변 산세와 전망이 살짝살짝 드러난다. 능선길은 낙엽에 덮여 미끄럽다. 때로는 바윗길도 만난다. 554.6m봉을 앞두고 전망 좋은 곳이 있다. 벽방, 거류, 구절산과 당항만, 고성읍내와 고성만의 정경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뒤로는 통영의 산을 비롯해 바다에 떠있는 욕지, 두미, 사량도가 한낮의 햇볕 아래 보석처럼 빛난다. 발아래로 양화마을이 엎드렸고, 양화저수지와 대가저수지는 햇볕을 받아 은빛물결을 이룬다.

554.6m봉을 지나면 이내 낙남정맥길이다. 북쪽 큰재로 내려서는 갈림길에 제법 많은 표지기가 달렸다. 여기서부터 천왕산을 지나 무량산까지는 정맥길을 따르게 된다.

곧이어 큰 바위를 돌아 오른다. 북동쪽으로 이어가는 낙남정맥의 깃대봉, 여항산, 무학산 등 함안, 창원의 산이 조망된다. 가깝게는 고성의 어산, 혼돈산, 연화산, 성지산, 학남산, 백운산이 어깨를 맞대고 있다.

온통 산 너울이 요동을 친다. 576.1m봉을 넘으면 북서쪽 멀리 백설의 왕관을 쓴 지리산 천왕봉이 눈앞에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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