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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이민 119년, 더 깊이 뿌리내려야

01/14/2022 | 12:00:00AM
“새로운 고향 워싱턴서 정 넘치는 한인공동체 건설하자”

1903년 1월 13일 한인이민자들이 하와이에 첫발을 디딘지 119년이 지난 지금, 워싱턴 한인 인사들은 우리가 미국에 뿌리를 더 깊이 내려야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인 1세들이 한인의 정체성과 문화를 차세대에 전하면서, 미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 각 영역에 더 깊이 파고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또한 새로운 고향인 워싱턴에서 정이 넘치고 재미있는 한인공동체를 세워나가야 한다고 했다.

1960년 미국연수를 하고 한국에 돌아갔다가 1970년에 이민 온 이인탁 변호사는 “법치가 철저히 이뤄지는 미국에서 살아온 것에 감사하고, 한국이 전혀 그립지 않다. 미국이 내 나라”라며 “한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미국에서 손님처럼 살지 말고 더 깊이 정착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시골을 떠나 도시에 정착하는 사람들과 미국이민자들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고향에 돌아오지 않아야 성공한 것이다. 한국 떠나왔으면 더이상 연연하지 말라”며 “미국 와서 몇십년 지나도 방황하는 한인을 보는데, 목적의식이 뚜렸해야 한다. 자녀교육 위해 온 것도 아니고 나를 위해 미국에 온 것이라 생각하고 내 삶을 개척해야 한다”고 이 변호사는 말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영어공부에 힘써 의사소통 문제를 해결하라”며 “한인 1세들은 수익을 중요하게 여겨 사업체부터 차리려는 경향이 강한데, 미국에서 최우선 순위는 영어”라고 강조했다.

1978년에 온 정세권 전 한인연합회장도 이민이 인생의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노력한만큼 혜택이 돌아오는 나라,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면 인정을 받는 나라에서 인간답게 살아왔고, 자녀들도 잘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인들이 정체성을 확고하게 하고 미국 속에 살아가길 바란다고 했다. 정 전 회장은 “영어 능숙하고 실력 갖추고 미국사회에 동화돼 ‘난 미국인이야’ 하면서 한인정체성을 잊고 살아가는 사람을 보는데, 이런 모습은 이상적이지 않다”며 “우리 민족과 문화에 대한 자부심 가운데 한국문화를 향유하며 살아가는 게 좋다. 이민자의 나라 미국은 다 녹아 없어지는 ‘멜팅팟’ 사회라기 보다는 민족 고유의 특성이 유지되는 ‘샐러드볼’ 사회로, 코리안아메리칸은 한국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살아야 한다”고 했다.

1976년 십대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 온 스티브리 워싱톤지구한인연합회장은 “한국에 있었으면 공부도 잘해야 했을 것이고, 재산도 쌓아야 했고, 사회적 지위도 필요했을 것이다”라며 “청소일 해도 남의 눈 신경쓸 것 없는 자유가 있는 미국에서 가족의 미래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내 삶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한인사회가 차세대를 흡수할 수 있는 공동체가 되도록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회장은 “우리가 서로를 위해주고, 재미있고, 유익한 공동체가 된다면 1.5세들은 한인사회에 오지 말라고 해도 온다”며 “한인공동체를 정과 사랑이 넘치는 곳으로 만드는 것이 한국어 교육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은퇴한 1세들이 즐겁게 지낼 수 있는 한인사회, 차세대가 어울리고 싶어하는 한인커뮤니티를 건설해야 한다”고 했다.

1975년에 온 은영재 버지니아한인회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 역이민 가려고 생각했지만 최근에 마음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은 회장은 “나이 들면 고향 돌아가 살아야지 했는데, 요즘엔 버지니아가 내 고향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여기서 만난 한인들이 내 형제, 내 친구다. 워싱턴한인들이 팬데믹 기간 많이 우울해져 있는데, 나아지면 한인들을 위한 교양 음악 프로그램 등을 열고 직업학교도 개강할 것이다”라고 했다. 은 회장은 한인들이 자주 만나고 교류하고 화합할 수 있도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1985년 20대 후반에 조지타운 대학에 유학 온 정현숙 메릴랜드 총한인회장은 미국에 와서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게 돼 행복하다고 했다. 정 회장은 “꿈인 대학교수의 길과는 다른 길을 걷는 것이 조금 힘들었지만, 지금 돌아보면 더 넓은 세상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된 것 같아 행복하다. 유미 호건 여사와의 인연으로 아태계 자문위원을 맡으며 다양한 배경과 능력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고 문화교육적인 면에서 주정부에 기여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워싱턴한인사회의 미래에 대해서는 “이제 우리끼리만의 한인회를 벗어나 글로벌 한인회로 거듭나야 한다. 정치력 신장과 아시안 혐오 척결을 위해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며 “리더십의 세대교체를 위해 13년간 꾸준히 진행한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배출한 인재들을 적극 기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1977년 10대 중반에 가족과 함께 도미한 헬렌 원 메릴랜드한인회장은 “40대 초반 인두암으로 죽을 고비를 넘긴 뒤로, 두 번째 삶의 기회가 주어진 것과 같아 행복하다. 모든 일에 감사한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인연을 가꾸며 한인회장으로서 봉사할 수 있는 기회까지 주어졌으니 열심히 뛰겠다”라고 덧붙였다. 원 회장은 안 그래도 힘든 이민 생활에 팬데믹까지 겹쳐 더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한인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으로 ‘화합’을 꼽았다. 그는 “힘들고 지친 마음을 위로받고 의지할 데가 없어, 생각해보면 별것 아닌 일에도 서로 상처받고 갈등하는 일이 반복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며 “양보하고 감싸며 서로 격려하고 발전해나가는 달라진 모습을 통해 차세대가 뻗어 나갈 수 있는 길을 닦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했다.

심재훈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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