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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티첼로의 성인’에게 묻다

01/07/2022 | 12:00:00AM
‘몬티첼로의 성인’에게 묻다
[2022 신년기획]대통령의 품격

“한국 대선 60일 전, 후보에 관심 증가

세계최초 대통령 제도 만든 건국아버지들, 그들이 제시하는 대통령의 품격은 무엇인가

몬티첼로에서 배우는 토머스제퍼슨”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를 60여 일 앞두고 워싱턴 한인들과 한국 국민들의 대통령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한국 국민 34%는 자신을 ‘중도’로 규정하고 있는데, 중도층은 후보들의 정책과 철학, 재능, 인물됨 등에 관심이 많다. 이런 시점에서 대통령의 기준을 제시하는, 대통령 제도를 세계에서 처음 만든 미국 건국 아버지들의 혼이 담긴 곳을 찾아간다.

▷토머스 제퍼슨의 몬티첼로

페어팩스에서 리 하이웨이를 타고 서쪽으로 계속 직진, 2시간 가까이 가면 샬롯츠빌의 몬티첼로가 나온다. 이탈리아어로 작은 언덕이라는 뜻의 몬티첼로는 토머스 제퍼슨(1743~1826) 3대 대통령이 살던 저택이다. 250미터 높이 언덕에 있는 몬티첼로에서 걸으면 버지니아의 풍경을 내려다 보며 제퍼슨이 가꾼 정원을 볼 수 있다.

▷원예, 조경, 건축, 예술, 과학 등 다분야 탁월

광대한 농장을 관리한 제퍼슨은 조경이란 용어가 생기기 전부터 조경사로 활동한 이로 평가된다. 당시 신생국 미국에서는 조경에 대한 별다른 인식이나 시도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제퍼슨은 영국의 풍경화식 정원과 팔라디오 건축에 심취했다. 팔라디오는 15세기 건축가로, 고대 로마 유적을 연구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건축물을 설계해 이탈리아와 유럽 전역에 영향을 줬다. 제퍼슨은 몬티첼로 건물 등을 팔라디오 양식으로 지었다. 기계에 관심도 많아 직접 발명도 했다. 저택 안에 들어가면, 아래층 주방에서 위층에 포도주 병을 날라주는 수동 리프트를 볼 수 있다. 방에 있는 천체망원경 등은 제퍼슨의 천문학에 대한 관심을 보여준다.

▷책 읽고, 글쓰고, 교육에 힘써

저택 내부 서재에서는 많은 책을 볼 수 있다. 제퍼슨은 6700권에 이르는 장서를 보유하다 국가에 판매했다. 그의 도서는 현 국회도서관의 핵심도서가 되어있다. 제퍼슨이 친구 존 애덤스에게 쓴 편지에는 “난 책 없이는 살 수 없네”라고 적혀있다. 제퍼슨은 확고하게 교육받은 시민이 민주주의에 필수라고 생각했다. 교육받은 시민을 배출하기 위해 1817년 몬티첼로에서 7마일 떨어진 곳에 버지니아대학(UVA)을 세웠다. 제퍼슨은 책을 읽고 글을 쓰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책상에는 두개의 펜이 달린 복사기가 놓여있다. 하나의 펜으로 글을 쓰면 다른 하나의 펜이 따라 움직이며 복사한다. 그는 일생동안 1만9000개 서신을 작성했다. 응접실에는 초상화가 걸려있다. 제퍼슨이 좋아한 영국의 실증론자 프란시스 베이컨, 물리학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 사회계약론을 내세운 존 로크 초상화 등이 있다. 성경을 주제로 한 그림도 볼 수 있다.

▷성경과 창조주 연구한 제퍼슨

제퍼슨은 성공회 교회에서 세례를 받고 예배하며 교구 위원으로 활동했고, 결혼식을 올렸다. 자녀들에게도 세례를 받게 했다. 어린 조카에게는 “부도덕한 행위를 하느니 차라리 돈을 포기하고, 명예를 포기하고, 학문을 포기하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그는 성경과 창조주를 깊이 연구했다. 우주가 질서정연하게 운행되고 계절이 바뀌는 등 자연현상에서 창조주의 전능함을 감지했다. 그는 창조주가 자신의 피조물들이 질서를 유지하고 각기 나름대로 의미를 갖는 존재로 창조한다고 확신했다. 그는 창조주가 인간에게 이성을 부여, 인간이 이성을 활용해 우주의 비밀과 창조주의 뜻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고 생각했다. 제퍼슨 논문을 쓴 송삼섭 교수는 “창조주가 인간에게 이성과 권리를 주어 스스로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제퍼슨은 확신했다”며 “독립선언서에 있는 생명권, 자연권, 행복추구권 같은 것이 그러한 권리였다”고 했다. 독립선언서를 초안한 제퍼슨은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창조되었으며, 생명, 자유,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며”라고 강조했다.

▷원칙에 철저한 대통령

대통령은 삼권분립이 잘 이루어진 상태에서 행정부의 수반이 되어야 한다고 제퍼슨은 생각했다. 그는 미국 헌법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가 삼권분립이 대체로 잘 이루어진 것이라고 했다. 송 교수는 “대통령제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었으며 대통령에 대한 개념이나 역할 등에 대해 의견이 많았던 건국 초기에 제퍼슨이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며 “제퍼슨은 대통령이 각료들을 확고히 장악해야 하고, 국정에 통달해야 하며, 대통령을 선출한 국민에 대해 직접 책임을 지고 주어진 권한의 범위 내에서 혼신의 노력을 다해 국정을 수행해야 한다고 확신했다”고 밝혔다.

VA 샬롯츠빌 몬티첼로=심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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