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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병원 갔더니, 없는 병도 만들더라

08/17/2021 | 12:00:00AM
다리 붓거나 저기리만 해도 “오늘 당장 수술해야” 다른 병원 갔더니 ‘오진’, 의료계 “진단 조작 쉬워”

뛰어난 의료기술에 비해 비용이 저렴해 한국 의료관광을 선택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일부 병원은 사기성 상술을 부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한국의 일부 흉부외과에서는 하지정맥류 허위 진단을 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 초음파 검사 결과 등을 조작해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환자에게 하지정맥류 진단을 내린 뒤 수술을 받게 하는 것이다. 한국 의료관광을 계획하고 있는 워싱턴한인들은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음의 사례를 보고, 상술에 빠져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한쪽 종아리가 자주 부어 서울 강남역 인근 흉부외과를 찾은 김모(51)씨는 진료가 끝나자마자 ‘하지정맥류’ 수술을 권유받았다. 김씨는 큰 병인가 싶어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1000만원 가까이 되는 비용 탓에 결국 수술 결정을 미룬 채 병원을 나섰다.

김씨는 의심스러운 마음에 며칠 후 다른 병원을 찾았다. 그런데 이 병원에서 하지정맥류가 아니라는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요즘도 피곤하면 다리가 붓긴 하지만 별다른 불편함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와 같은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원규(54)씨는 최근 다리에 쥐가 자주 나 한 병원을 찾았다. 진료를 본 의사는 “종아리에 혈액이 올라왔다 내려왔다 해야 하는데 그 정도가 보통 사람의 절반도 안 된다”고 진단했고 “950만원짜리 베나실 시술이 최신형”이라며 당일 수술을 권했다. 한씨는 “생각해보겠다”며 집으로 돌아와 가까운 흉부외과에서 다시 진료를 받았고 초음파 검사 결과 정맥류가 전혀 없다는 소견을 들었다. 한씨는 사흘간 일을 쉬면서 처방받은 혈액순환 약을 먹자 증상은 말끔히 나았다.

운전 중 다리가 저리고 무거운 느낌을 호소하던 김모(42)씨도 한 흉부외과에서 1시간여의 긴 진료 끝에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김씨에게 “이른 시일 내에 수술해야 한다”며 400만원짜리 시술을 권했다. 그러나 수술비와 검사비가 비싸다고 생각한 김씨는 다른 병원을 찾았고 정상 판정을 받았다. 병원 측은 하지정맥류가 아니더라도 가끔 다리가 저리고 무거울 수 있다며 김씨를 돌려보냈다.

병원의 무분별한 시술로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도 있었다. 김순자(74)씨는 한 흉부외과에서 하지정맥류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높은 비용이 영 꺼림칙해 수술 대신 약만 처방받았다. 그러나 약을 먹어도 종아리가 저렸다. 병원으로부터 ‘수술하지 않으면 합병증이 올 수 있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가 매일같이 오자 두려움이 든 김씨는 결국 수술을 택했다. 하지만 당초 300만원이라고 안내받은 것과 달리 영수증에는 470만원이 찍혀있었고, 수술 후에도 다리 저림은 낫지를 않았다. 김씨가 병원에 항의하자 병원 측은 “허리가 안 좋아서 종아리가 저린 것이다” “약을 제대로 안 먹어서 그렇다” “베나실 대신 레이저 시술을 받아서 그렇다” 등의 변명을 늘어놓았다.

저림에 통증까지 겹치자 김씨는 다른 병원을 찾아봤지만, 병원에서는 이미 김씨가 하지정맥류 수술을 받은 터라 하지정맥류가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금도 다리가 왜 아픈지 모르고 절뚝거리면서 걸어다닌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하지정맥류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진단하는데, 역류성 파형이 1초 이상 나오면 정맥류 진단이 가능하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병원은 촬영 과정에서 일부러 왜곡을 줘 억지로 파형을 만들어낸다고 제보자 A씨는 설명했다.

A씨는 “찍는 과정에서 손을 조금만 흔들어도 파형이 생긴다. 또는 종아리를 쥐어짜고 누르면서 비슷한 파형을 만들기도 한다. 그럼 실제 진단 기준과 똑같지 않아도 엇비슷한 모양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3~5분이면 초음파 검사가 끝나는데 20~30분씩 검사하는 곳이 있다. 정맥류가 안 찾아지니까 억지로 만들어내서 정맥류로 진단하고 수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단 수술을 하고 나면 사후 검증이 안 된다”며 “혈관이 원래 없었던 건지, 수술로 없어진 건지 구분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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