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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호쿠 명산 | 야마가타·아키타현 초카이산] 만년설과 야생화의 천국

03/10/2023 | 07:57:16AM
초카이산鳥海山·2,236m은 일본 중북부지역 서해안, 야마가타현과 아키타현 경계에 솟은 산으로 도호쿠東北지방에서 두 번째로 높다. 일본의 국립공원 바로 아래 단계인 국정공원國定公園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일본 100대 명산에 속한다. 정상은 야마가타현 유자마치遊佐町에 위치하고 있다.

초카이산은 팔색조 같은 다양함을 지닌 산이다. 바다와 맞붙은 곳에 자리해 시원스런 조망을 기대할 수 있음은 물론, 계절 따라 변화하는 다채로운 풍광도 일품이다. 특히 여름철 산록에 피어나는 많은 야생화는 고산 화원의 진수를 보여 준다. 겨울철의 엄청난 적설량은 여름철에도 잔설로 남아있어 한여름에도 색다른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

초카이산은 눈이 엄청나게 내리는 탓에 1년 중 4개월 정도만 온전히 오를 수 있다.

그 기간 중이라도 안개나 폭우, 강풍 등 악천후가 비일비재해 정상에 올라 맑은 날씨를 만나는 것은 3대가 덕을 쌓아야 가능하다 할 만큼 쉽지 않다.

초카이산은 얼핏 보면 후지산과 닮아 일본인들은 초카이산을 두고 ‘데와후지出羽富士’, 즉 ‘야마가타(데와는 야마가타의 옛 지명)의 후지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평범한 듯 보이는 산 이름 역시 그 뜻을 파고들면 결코 간단치 않다. 새와 바다를 끌어다 쓴 단순함 속에는 여러 의미가 숨어 있다. ‘높은 곳에서 본 산세가 새와 닮았다’는 설은 산명의 유래치고는 무척 소박하게 들린다. 산정에 서식하는 희귀한 새와 산상의 큰 호수를 뜻한다는 말도 사뭇 그럴싸하다.

한편으론 ‘鳥’가 고구려 역사의 상징인 삼족오三足烏를 뜻한다는 설도 있다. 삼족오는 다리가 세 개 달린 까마귀로 고대 동아시아 지역에선 ‘태양 속에 사는 전설의 새’로 여겨졌다. 일본 야마가타 지역은 예로부터 산악신앙이 발달해 높은 산을 신성한 곳으로 여겼고 새를 숭배했다. 새 중에서도 삼족오를 가장 신성시했다고 하는데, 그것이 고구려 역사 속의 삼족오인지, 일본 역사 속의 삼족오인지는 추측이 난무하다.

버스가 올라올 수 있는 야시마구치矢島口 등산로 입구의 해발은 1,180m다. 이미 절반을 올라온 셈이지만 앞으로 걸어서 오를 높이도 만만치 않다. 등산로 입구를 지나 넓은 습지지대에 이른다. 푸르고 노란 풀들이 양탄자처럼 펼쳐진 가운데 용담과 제비꽃, 원추리 등의 야생화가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화산섬인 일본은 물이 잘 빠지지 않는 화산재가 기본 토양이라 산 곳곳에 이런 습지가 많다. 화산이라는 점에서 제주도 한라산과 그 모습이 비슷하다.

초카이산은 일본 서해안에서 정상까지의 거리가 15km밖에 되지 않아 해풍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초카이산 서쪽은 쓰시마난류가 흐르는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고 동쪽은 내륙성 기후의 영향을 받아 산 동서편의 식생이 전혀 다른 것이 특징이다.

습지에는 목도木道가 놓여 있고 등산객은 오롯이 이 목도 위만 걸을 수 있다. 습지지대가 끝나고 오른쪽에 작은 신사를 지나면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길옆으로 풀과 야생화가 가득한 가운데 뒤를 돌아보면 등산로 입구가 벌써 발아래다.

습지지대가 끝나고 오른쪽에 작은 신사를 지나면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길옆으로 풀과 야생화가 가득하다. 8~9월 즈음에는 이 산을 대표하는 초카이후스마チョウカイフスマ가 지천이다. 이 꽃은 별 모양의 작은 야생화다. 초롱꽃 같은 이와부쿠로イワブクロ라는 보라색 꽃도 아름답다. 노란 나리꽃은 흔하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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