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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어찌 두륜산 능선에 누워 계시나이까?

고즈넉한 북미륵암엔 국보가 있다
이번 두륜산(703m) 산행은 매표소에서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대흥사까지 가는 동안 ‘땅끝천년숲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그 자체로 훌륭한 트레킹 코스이기 때문이다. 좌측은 차가 다니는 도로, 우측은 금당천을 따르는 숲길이다. 산행 전 산책하는 기분으로 걷기에 딱 좋다.
대흥사는 조계종 제22교구 본사이다. 과거엔 대흥사와 대둔사 두 이름으로 불리다가 근대 이후 대흥사로 정착되었다. 사천왕을 모시는 천왕문 대신 보현보살과 문수동자가 지키는 해탈문을 지난다.
“이곳에서 보는 두륜산 능선이 누워 있는 비로자나불(진리를 상징하는 법신불)의 형상과 비슷하다고 해요.”
함께 산행에 나선 해남군청 산림복지과 김옥희 주무관이 절 뒤의 두륜산을 가리켰다. 비로자나불의 수인手印은 주먹 쥔 왼손의 검지를 오른손으로 쥔 모습이다. 이를 두륜산에 대입해 보면 가장 오른쪽의 두륜봉(629.3m)이 부처의 머리이고, 가련봉(703m)은 오른손, 노승봉(688m)은 검지를 든 왼손이다. 그리고 더 왼쪽의 고계봉(638m)은 발이다.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불자에게는 꼭 그렇게 보이길 바라는 불심의 형상이다.
대흥사 경내엔 벌써 봄이 완연하다. 하얀 매화가 등산객을 순식간에 상춘객의 감성으로 바꾸어 버렸다. ‘따뜻한 남쪽’에 와 있는 걸 깨닫는다. 대웅전 뒤편으로 나있는 등산로를 따라 북미륵암으로 향한다. 대웅전 기준으로 북미륵암까지는 1.6km 거리다. 대흥사에 딸린 암자 중 북미륵암으로 가는 길만 포장길이 나지 않았단다.
차가 다니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한적하다는 것을 뜻한다. 으레 절집에 주차장이 있고 사람이 북적거리는 모습과는 다른 북미륵암의 풍경이다. 고즈넉한 풍광이지만 북미륵암에는 국보가 있다. 마애여래좌상이다. 고려시대에 암벽에 새긴 마애여래좌상은 높이가 4.2m에 달한다. 좌상을 모신 건물은 용화전이다. 말하자면, 자연 바위에 새겨진 불상을 보호하기 위해 세운 전각이다.
마애여래좌상은 용화전에 가려져 전모를 확인하지 못하다가 2004년 용화전을 해체해 보수하는 과정에서 감춰져 있던 모습이 드러났다. 실체가 드러나니 더욱 가치가 빛났다. 불상에 천인상을 조각한 것은 고려시대 당시로서는 거의 유일한 예이다. 덕분에 마애여래좌상은 2005년, 보물 제48호에서 국보 제308호로 승격했다. 국보가 버티고 있으니 용화전 옆의 삼층석탑이 수수해 보인다. 이 석탑도 보물 제301호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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