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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과 빙하와 우림이 공존 ‘거인의 땅’

01/27/2023 | 10:19:07AM
태평양과 빙하와 우림이 공존 ‘거인의 땅’
[나홀로 세계여행 미 올림픽국립공원]

영화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과 ‘만추’로 우리에게 익숙한 도시 시애틀Seattle은 ‘숲의 도시’로도 불린다. 이 도시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미국 워싱턴주의 올림픽국립공원Olympic National Park. 올림픽반도에 자리 잡고 있는 올림픽국립공원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국립공원이다.

올림픽국립공원의 최고봉은 올림푸스산(2,430m). 올림픽국립공원의 중앙에 위치하고 주위로는 올림픽산맥을 형성하는 수십 개의 빙하 고산들이 있다. 올림픽산맥뿐 아니라 올림픽국립공원 전체를 가장 잘 조감할 수 있는 곳은 해발 1,600m에 있는 허리케인 리지 방문자센터Hurricane Ridge Visitor Center이다. 12월에서 3월까지의 겨울 시즌에는 스키장으로 변신한다. 올림픽국립공원 입구에서 굽이굽이 돌아가는 산길과 수백 미터 절벽 옆으로 나있는 길을 30분 정도 달리면 허리케인 리지에 도착한다. 운이 좋으면 길에서 야생사슴을 만날 수도 있다.

허리케인 리지에 올라서면 시야가 뻥 뚫린다. 막힘이 전혀 없다. 북쪽으로는 캐나다, 남쪽으로는 올림픽산맥이 360도 파노라마로 빙 둘러싸여 있다. 한여름에도 빙하를 볼 수 있다. 단지 고개를 돌리는 것만으로도 이 모든 풍광을 즐길 수 있다. 방문자 센터가 있는 전망대 뒤쪽은 초지이다. 이곳은 야생사슴들이 겨울을 나는 장소이다. 추운 겨울에는 이곳에서 지내다가 날이 따뜻해지면 산으로 이동한다. 야생사슴들이 산으로 들어간 이후 이곳은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는 꽃천지가 된다. 이런 멋진 전망대를 차로 올라올 수 있다니! 그저 놀라울 뿐이다.

허리케인 리지에 왔다면 반드시 허리케인 힐을 다녀와야 한다. 허리케인 힐에는 짧은 하이킹 코스가 여러 개 있다. 모두 1km 내외여서 부담이 없다. 이곳에서 엘화강 계곡Elwha River Valley으로 가는 장거리 트레일을 시작할 수도 있다. 허리케인 힐에 오르면 발아래로는 허리케인 리지, 남쪽으로는 험준한 베일리산맥Bailey Range, 북쪽으로는 포트 엔젤레스, 바다 건너로는 밴쿠버 섬이 보이고 가끔은 미국과 캐나다 사이를 오가는 페리도 보인다. 또한 흐릿하긴 하지만 베이커산Mount Baker(3,286 m)도 볼 수 있다.

허리케인 힐에 오르니 마침 일몰시간. 장대한 침엽수들과 낮은 관목 그리고 만년설들이 오렌지빛으로 물들어가니 천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전혀 예상치 않았던 모습에 그저 넋을 잃고 취한다. 자연의 신비로움에 그저 감탄만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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