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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왕이 다스리는 주목 왕국 [발왕산]

09/28/2022 | 07:44:28AM
여덟 왕이 다스리는 주목 왕국 [발왕산]

속에서 천불이 나기를 1,000번, 썩어 문드러지기를 1,000번, 토해내기를 1,000번, 그렇게 1,000년을 살았다. 발왕산(1,458m) 정상 부근에서 만난 천년주목은 속이 비어 있었다. 고산의 악조건을 견디며 느리게 자라는 주목 성향으로 봤을 때, 우여곡절 많은 삶을 비우고 비워, 지금에 이르렀다. 속없이도 푸른 거목 앞에 서자, ‘아무리 어려운 시간도 다 지나간다’고 몸으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발왕산 모나파크Monapark’에서 천년주목숲길을 개장했다. 모나파크란 용평리조트의 새로운 이름이다. 공식 명칭을 ‘발왕산 모나파크’라고 한 것도 산이 가진 자연미를 대중이 더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우리나라에서 12번째로 높은 1,458m의 정상 부근까지 케이블카로 올라 나이와 체력에 상관없이, 휠체어를 타더라도 데크를 따라 신비로운 주목 숲을 즐길 수 있다. 3km가 넘는 긴 데크를 휠체어가 다닐 수 있도록 모두 경사도 8% 이하의 완만한 코스로 만들었다.

발왕산 기슭 상지대관령고교에 다니는 김예은·공수호 학생과 천년주목숲길을 찾았다. 비가 예보되어 있었으나, 일주일 내내 비소식이 있어 발왕산행을 감행했다. 운해를 헤치고 케이블카는 고도를 높였다. 15분 만에 닿은 드래곤캐슬(해발 1,450m)은 유럽 알프스의 클래식한 산장 같았다. 식당을 비롯한 여러 편의시설과 압도적 경치의 스카이워크가 산꼭대기에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발왕이 지배하는 주목 세상으로의 입국이었다. 데크 숲길에 들자 거짓말처럼 바람이 잦아들고, 초록빛 고요가 일렁이고 있었다. 순식간에 공기가 바뀌었고, 들뜬 마음이 지긋이 가라앉았다. 발왕은 너그러워 케이블카를 타고 올랐든, 걸어 올랐든 상관없이 천년을 이어온 숲향기를 선물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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