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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노스트라다무스 ‘격암 남사고’를 찾아서

09/21/2022 | 07:58:23AM
[울진 남수산]

남수산 산행기점은 울진군농업기술센터 앞 정자. 등산로 입구에 안내판이 있다. 정상까지 2km, 1시간 조금 더 걸린다.

무성한 수풀은 산길을 가렸다. 처음부터 깔딱고개, 300m 정도 가파른 계단을 오르니 첫 번째 쉼터(정상까지 1.7km), 땀을 뻘뻘 흘리며 잠시 숨을 고른다. 직선으로 곧추선 소나무들은 붉은 각선미를 뽐내며 하늘 위로 뻗었다.

그 아래 산조팝·개산초·상수리·신갈·노간주·꽃싸리·쇠물푸레·철쭉·진달래·아까시·붉·팽나무·까치수염·청미래덩굴·삽주·꿩의다리 등 온갖 식물들이 서로 키를 대며 어울려 자란다. 멀리서 뻐꾸기 소리 들리고 살랑살랑 산바람 강바람은 일행의 더위를 식혀주니 지금부터 휘파람 불며 걸을 만하다. 두 번째 쉼터(정상까지 1km)에서 쉰다.

이곳에 왕느릅나무가 자라다니. 어긋난 잎은 사포처럼 억세며 꺼끌꺼끌하고 가지마다 코르크 날개가 달렸다.

왕느릅나무는 석회암지대에 잘 자란다. 단양·평창을 비롯해서 이 지역에는 울진 성류굴과 남수산이 있으니 석회암지대다. 코르크층을 벗긴 수피를 유백피楡白皮라 해서 소변을 잘 통하게 하고 부은 것을 내리며, 종기·항암에, 나무껍질을 찧어 곪은 데 붙여 고름과 새살이 돋는 데 약으로 썼다.

삼거리 지나 임도와 산길 합류 지점인데 임도를 따라 내리 걷는다. 으름덩굴은 어느덧 열매를 달았는데 풋풋하다. 시멘트 포장길이 미끄럽고 경사가 심해서 무릎에 부담이 간다. 뒷걸음치며 걷기도 하고 옆으로도 걸으니 피로는 한결 덜하다. 군부대까지 내려왔지만 어설픈 옆길로 겨우 빠져나왔다. 산 위에서부터 출입불가 안내표시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정오쯤 농업기술센터로 내려왔다.

마을에서 산꼭대기 올려다보니 통신 안테나가 우후죽순처럼 솟았다. 오히려 일행들을 굽어보는 듯하다. 모처럼 흘린 땀 냄새가 벼 익는 냄새와 섞여 코끝을 실룩거리게 한다.

김재준 '한국유산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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