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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성인이 나왔고, 세 성인이 묻혔고, 세 성인 날 그 곳

07/21/2022 | 07:47:34AM
세 성인이 나왔고, 세 성인이 묻혔고, 세 성인 날 그 곳
[삼성산]

숫자 3과 연이 깊은 산이다. 세 명의 성인을 뜻하는 삼성산(三聖山·481m)이란 이름에는 세 가지 설이 있다. 첫째, 원효·의상·윤필 세 고승이 신라 문무왕 17년(677) 이곳에서 작은 암자(삼막사)를 짓고 수도하여 그때부터 이름이 유래한다는 설. 둘째, 불교에서 말하는 극락세계의 아미타불과 관세음보살·대세지보살을 삼성(三聖)이라 부르는데 여기서 산명이 유래되었다는 설. 셋째, <여지도서>의 ‘무학·나옹·지공 세 큰 스님이 각각 절을 짓고 살았기에 유래 한다’는 설이다.

또한 ‘천주교 삼성산 성지’가 산기슭에 있는데, 1839년 기해박해 당시 순교한 모방 신부와 앵베르 주교, 샤스탕 신부가 이곳에 묻혔다. 이들 역시 세 명의 순교성인이다. 어떤 이들은 때가 되면 삼성산 자락에서 다시 세 성인이 날 것이라 말한다.

‘3은 예로부터 평범하지 않은 숫자였다. 기독교의 삼위일체부터, 힌두교의 삼신론, 불교의 세 가지 근본, 한국 건국신화의 3신까지, 3은 하늘과 인간과 땅을 의미하는 완벽한 조화를 말하는 숫자였다.

삼성산은 관악산에 속한 위성봉으로 저평가되어 왔지만, 예로부터 두 산은 별개의 산으로 보았다. 관악산은 과천현의 진산이며, 삼성산은 금천현의 주산으로 보았다. 산의 성질도 달라, 두 산의 경계인 무너미고개를 기점으로 산세가 확연히 달라진다. 관악이 불같이 솟구치는 남성적인 바위산이라면, 삼성은 낮고 펑퍼짐하여 무엇이든 넉넉하게 품을 줄 아는 여성적인 바위산이다. 어찌되었든 삼성산은 야트막하지만 ‘큰 산’인 것이다.

삼성산에는 많은 봉우리가 있지만 정상을 제외하곤 대부분 표지석이나 알림판이 없다. 태극기 깃대가 있다 하여 그저 ‘국기봉’으로 불리거나 이름이 없는 무명봉이다. 국기봉도 한 곳이 아니라 관악산을 합하면 10개가 넘을 정도로 많아 체계가 전혀 잡혀 있지 않다.

난코스를 지나면 바위 꼭대기에 국기봉(446m)이 있다. 뾰족하게 솟은 바위 꼭대기에 태극기가 있고, 계단이나 고정로프 같은 건 없다. 모른 척 지날 수도 있지만 슬금슬금 오른다. 눈과 얼음이 뒤섞여 집중하지 않고선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암봉이다. 모험심을 주체할 수 없는 사내들만 간간이 오를 뿐 대부분 사람들은 우회한다. 꼭대기에 서자 스릴 넘치는 성취감이 확 번져온다.

글·월간산 신준범 기자 사진·김종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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