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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동물 짐꾼들

11/03/2021 | 10:09:00AM
히말라야의 동물 짐꾼들
히말라야의 동물 짐꾼들

야크, 좁교, 노새, 당나귀…죽도록 일만 하는 그들이 애처로웠다 야크Yak는 히말라야에서 가장 상징적인 동물이다. 해발 4,000~6,000m에 이르는 고산지대에 살며, 무게가 500~1,000㎏까지 나간다. 날카로운 뿔은 위엄이 넘치고 큼지막한 눈망울은 한없이 순하다. 큰 덩치에 풍성한 털로 덮여 있어 폭설이 내릴 때 아무것도 먹지 않고 일주일을 버틸 수 있다.

고산지대 사람들에게 야크는 고기, 젖, 털, 가죽, 노동력과 똥까지, 그야말로 의식주의 모든 것이나 다름없다. 특히 야크 똥은 고원에서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땔감이다. 담벼락에 부침개처럼 펼친 야크 똥이 많이 붙어 있다면, 창고에 마른 똥이 가득하다면, 그 집은 이곳에서 부자로 통한다. 그만큼 소유한 야크가 많다는 뜻이다.

좁교Zhopkyo는 인간의 필요에 따라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동물이다. 오로지 일을 위해 태어났다. 야크는 4,000m 아래 저지대에는 내려오지 않는다. 풍성한 털과 심폐기능이 고지대에 최적화되어 있어 오히려 저지대에 내려오면 생존이 위험할 수 있다.

노새는 얼핏 보면 말인 것 같기도 하고 당나귀인 것 같기도 하다. 말처럼 큰 덩치에 긴 다리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귀가 길고 앞머리가 짧거나 없고, 빳빳한 갈기를 보면 영락없이 당나귀다. 일반적인 특성 또한 당나귀를 닮았다. 두 종의 장점을 타고 난 노새는 힘이 세고 지구력이 강하다. 최대 100㎏의 짐을 지고 3~4시간을 갈 수 있다. 아무거나 잘 먹고 질병에도 강한 편이다. 몸이 튼튼해서 날씨가 갑자기 변해도 잘 견딘다. 주인과의 유대감이 좋아 잘 돌봐주면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이유로 네팔에서는 평생 짐을 나르는 노새나 당나귀 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노새의 뒤를 따라갈 때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 녀석들은 화가 나면 가차 없이 강력한 뒷발차기를 날린다. 2016년 돌포에서 함께 했던 마부는 대장 노새의 발차기에 정강이를 까여서 한동안 고생했다. 짐을 실을 때마다 등의 상처를 건드렸기 때문에 발차기를 했다는 후문이다. 목적지에 도착해서 짐을 내리면 노새들이 꼭 하는 행동이 있다. 약속이라도 한 듯 하나같이 흙바닥에 등을 비빈다. 흙으로 열을 식히고 몸에 붙은 진드기를 떼어내기 위해서다. 짐을 실은 등에 땀이 나서 간지러운 것도 있다. 네 다리를 들고 땅에 등을 비비는 모습이 우스꽝스럽지만 노새들에게는 가장 행복한 시간일 것이다.

히말라야에는 아름다운 설산만 있는 게 아니라 인간을 위해 애쓰는 동물들도 함께한다. 그곳의 꽃과 나무, 사람과 산이 모두 히말라야인 것처럼 야크, 좁교, 노새, 당나귀도 히말라야다. 이방인이 함부로 판단할 수 없는 그들만의 삶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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