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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의 별만큼 많은 호수를… 3,000m 산에서 만나다

09/17/2021 | 10:31:08AM
밤하늘의 별만큼 많은 호수를… 3,000m 산에서 만나다
[신영철의 산 이야기] 비숍패스 트레일 美 최악의 가뭄 속… 물길 따라 오르는 꿈같은 트레킹

“금 중에서 가장 비싸고 귀한 ‘금’이 어떤 금인지 아세요?” “금? 뜬금없이 웬 금타령? 질문 의도를 보니 황금, 백금은 아닐 거고… 맞다! 생명에 꼭 필요한 소금. 황금은 없어도 살지만, 소금이 없다면 생존할 수 없으니까. 정답 맞지?”

“와! 그것도 말은 되네요. 하지만 내가 요구한 답은 바로 ‘지금’입니다.”

정 시인의 썰렁한 주장은 그랬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지금 열심히 살자고. 워낙 삶에 돌발변수가 많아 긴 호흡으로 계획을 세워봐야 몽상으로 끝날 확률이 높다는 주장. 그 말의 설득력 때문에 산행에 나선 건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LA를 떠났고, 시에라네바다산맥 동쪽Eastern Sierra의 비숍Bishop이라는 작은 도시에 도착했다.

비숍은 강원도 속초시와 닮은꼴의 지방도시. 속초에서 대청봉과 백두대간이 보이듯, 비숍 뒤편으로 시에라네바다 준령이 지붕처럼 솟아 있다. 비숍은 산행, 클라이밍, 볼더링 등 산악활동에 최적화된 곳으로 이미 세계에 소문나 있다.

시내에 있는 레인저 스테이션에서 신청한 허가증을 받고 산맥을 향해 뚫려 있는 168번 오름길을 달렸다. 고산준령이 정면에서 드넓은 화면 속으로 우리를 빨아들이는 느낌이다. 당일치기 산행엔 허가증이 필요 없다. 그러나 야생에서 하루 이상을 보내려면 허가는 필수.

엄격한 미국에서 허가 없이 산행에 나서는 건, 독사 약 올리는 일이 된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다. 예약해 놓은 제프리야영장은 훌륭했다. 소나무 그늘과 계곡의 맑은 물이 곁에 흐르고, 식탁과 바비큐 그릴에 수세식 화장실까지. 하루 28달러라는 돈이 아깝지 않다.

며칠치 챙겨온 음식을 철제 곰 상자에 넣었다. 냄새 나는 음식과 물건을 차에 두는 행위는 위험하다. ‘곰의 나라’라는 별칭이 어울리는 시에라산맥. 우리 같은 손님은 당국이 시키는 대로 예의를 지켜야 한다. 올해 봄, 산에서 그런 예의를 지키지 않은 자동차를 본 적이 있다. 산행을 끝내고 내려와 보니 모두 4대의 자동차 유리창이 박살 나 있던 것. 식탐과 호기심 많은 곰의 짓이다. ‘우리 차가 아니라 고맙다’는 생각과, ‘꼭 법 지키며 산행하자’는 착한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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