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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두통을 유발하고 시력을 해친다

01/25/2021 | 12:00:00AM
비만은 두통을 유발하고 시력을 해친다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전 세계에 '살찐 사람'이 늘고 있다. 1975년과 비교해 2016년의 비만율은 3배나 높다.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비만율은 증가 추세는 아니지만, 지난 2019년 비만율은 33.8%에 달했다. 국민 3명 중 1명이 비만이라는 것. 비만이 건강에 나쁜 것은 익히 알려졌지만, 극심한 두통이나 실명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많다. 비만이 주된 발병 원인으로 작용하는 '특발성 두개내 고혈압'은 의외로 흔하게 발견되는 질환이다.

◇살찐 사람일수록… '뇌압' 높아질 위험 높아

영국 웨일스 의대를 포함한 공동 연구팀은 영국 웨일스 거주자 3500만명의 의료기록과 특발성 두개내 고혈압 환자 1765명의 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비만일수록 특발성 두개내 고혈압(idiopathic intracranial hypertension, IIH)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웨일스 지역에 거주하는 환자들의 특발성 두개내 고혈압 발병률은 10년간 6배나 증가했는데, 이는 웨일스 지역 비만율의 증가와 연관된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 웨일스의 과체중·비만 인구 비율은 2003년 29%에서 2017년 40%로 증가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신경과(Neurology)'에 최근 게재됐다.

특발성 두개내 고혈압이란 뇌를 보호하는 뇌척수액의 압력, 즉 '뇌압'이 높아지면서 극심한 두통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환자들은 마치 '머리가 터질 것 같다'는 통증을 호소한다. 단순 두통만 유발하는 것은 아니다. 한양대병원 신경과 김희진 교수는 "뇌압이 높아지면 뇌 뒷부분이 영향을 받아 시력 손실, 마비, 출혈을 일으킬 수도 있다"며 "특발성 두개내 고혈압은 임상에서 의외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발병률은 10만명당 2명으로 보고되는데, 비만인 가임 여성에게는 10만명당 19명 정도로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만이 뇌압을 높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뇌압도 결국은 '혈압'과 연관성을 갖고 있다.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사람은 주로 혈압이 높은 경우가 많은데, 혈압이 안정적이지 못하면 뇌척수액도 원활히 빠져나가지 못하고 뇌 안에 남아 뇌압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살이 찔수록 지방세포가 많아지는 것도 원인이 된다. 김희진 교수는 "지방세포에서 만들어지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은 피를 끈적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며 "이로 인해 지방세포가 많을수록 뇌압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치료법은 '체중 감량', 심하면 수술 필요할 수도

특별한 원인이 없는, 그야말로 '특발성'인 두개내 고혈압이라면 체중 감량만으로 치료를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체중을 감량이 가장 우선적인 치료법이다. 단기간에 체중을 감량하기는 어려운 만큼 당장 뇌압을 낮춰야 하는 상황이라면 스테로이드나 이뇨제를 처방한다. 뇌실과 척수 사이에 관을 삽입하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두개내 고혈압은 고혈압, 면역계통 질환(루푸스병, 베체트병 등)으로 인해 발병하기도 한다. 이들 원인질환이 있다면 우선적으로 치료하게 된다.

특발성 두개내 고혈압이 생긴 경우, 대부분 매일 두통을 호소한다. 이와 함께 ▲복시(사물이 겹쳐 보이는 현상) ▲박동성 이명(맥박이 뛰는 소리가 들리는 것) ▲시력감소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비만한 사람 중에 의심 증상이 있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 김희진 교수는 "환자분들은 흔히 '붕붕 울린다'는 박동성 이명을 호소하곤 한다"며 "의심 증상이나 극심한 두통이 발생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원인을 확인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발성 두개내 고혈압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뇌척수액을 뽑아 뇌압 소견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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