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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터파크 물놀이, 홈시어터 심야 영화··· 올 여름은 '홈캉스'가 대세

06/26/2020 | 02:51:24PM
홈터파크 물놀이, 홈시어터 심야 영화··· 올 여름은 '홈캉스'가 대세
7월 말 8월 초 본격적인 바캉스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예년 같으면 지금쯤 바캉스 용품을 고르며 여름휴가 계획에 들떠 있을 시기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불편한 동거는 달콤한 여름휴가의 꿈마저 위험하다 경고한다.

다시 코로나 바이러스 재확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주저하는 요즘, 코로나 사태 후 처음 맞는 바캉스가 궁금해졌다. 다른 이들은 어떤 선택을 할지 '아무튼, 주말'이 SM C&C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 프로(Tillion Pro)'와 함께 20~60대 성인 남녀 5038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사태 속 바캉스'에 관한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 결과를 통해 바캉스 계획에 힌트를 엿봤다.

절반이 자택이나 지인 집에서 '홈캉스'

올여름은 집에서 바캉스를 즐기는 '홈캉스(홈+바캉스)' '집캉스(집콕+바캉스)'가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여름 선호하는 바캉스 형태'를 묻는 말에 5038명 중 28%가 '집콕 하며 즐기는 홈캉스'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비교적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가족·친지의 집 방문 바캉스'가 20.8%로 뒤를 이었다. 한적한 곳 찾아 비대면 방식으로 즐기는 '언택트 바캉스'(15.4%)나 한강 등 집 근처에서 가볍게 즐기는 '미니멀 바캉스'(14.5%), 미용·성형·검진 등 평소 하고 싶었던 버킷리스트를 달성하는 '목표 달성 바캉스'(5%)에 비해 비교적 높았다. 결론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피해 자택이나 가족·친지 집을 올여름 피서지로 선택한 이들이 50%에 가까운 셈이다.

바캉스를 한 달 앞둔 시점이지만 61.6%가 '바캉스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바캉스 계획이 없는 이유는 '코로나 사태로 미처 계획을 잡지 못해서'(38.1%), '코로나 사태를 지켜보고 결정하려고'(32.5%), '코로나 사태와 관계없이 바캉스에 관심이 없어서'(21.1%), '코로나 사태로 연월차에 변동이 생겨서'(7.6%), 개인 사정 등 기타 의견(0.7%) 순으로 나타났다.

바캉스 인파는 7월 말 8월 초보다 8월 초·중순에 몰릴 것으로 예상한다. '바캉스 계획이 있다'고 답한 1934명 중 8월 초순을 선택한 응답자가 26.9%, 8월 중순을 선택한 응답자가 18.7%였다. 7월 말이 17.5%, 7월 중순이 10.8%로 뒤를 이었다. 코로나 사태를 의식해 아예 바캉스 시즌 이후인 9월에 바캉스를 보내겠다는 의견도 8.1% 있었다. 절반 이상인 55%가 '바캉스를 보내는 기간이 예년에 비해 짧아졌다'고 답했다. 2박 3일 이하로 계획하는 이들이 70.5%에 달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재확산되면서 홈캉스에 대한 관심도 늘었다. 주요 쇼핑몰 홈캉스용품 판매율에서도 나타난다. '아무튼, 주말'이 G마켓과 옥션에 의뢰해 지난 6월 17~23일 일주일간 대표 바캉스용품과 홈캉스용품의 판매 증감률을 살펴봤다. G마켓의 경우 바캉스용품인 여행용 가방, 수영복과 비치웨어 판매율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 33% 감소했고, 옥션은 각각 38%,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표 홈캉스용품으로 꼽히는 대형 간이 수영장과 물놀이 풀장 판매율은 G마켓이 각각 293%, 183% 증가했고 옥션이 각각 188%, 199% 증가했다.

일찌감치 '홈터파크' '거실 영화관' 개장

'코로나 사태'라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이번 여름. 수영장과 워터파크, 해수욕장은 개장했지만 썰렁한 분위기다. 대신 집 발코니, 마당, 옥상 등에 간이 수영장을 설치한 '홈터파크(홈+워터파크)' '집터파크(집+워터파크)'가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덕분에 똑같은 바캉스 사진이 도배하던 소셜미디어는 별별 홈캉스 사진이 눈에 띄게 늘었다.

경기도 군포에 사는 김혜정(30)씨는 5월 중순 일찌감치 '발코니 수영장'을 개장했다. 발코니 크기의 절반 정도 차지하는 대형 간이 수영장을 설치했더니 13층 아파트 발코니가 별안간 도심의 호텔 인피니티풀장 부럽지 않은 가족들만의 '핫플'로 변신했다. 수영장 밖에는 비치 선베드 대신 캠핑용 릴렉스 체어를 두어 홈캉스 아지트로 꾸몄다. 쌍둥이인 두 아이, 김씨와 남편까지 입수해 튜브 타고 물놀이를 즐긴다. 김씨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비말 감염 우려 때문에 올해는 워터파크나 수영장은 꿈도 못 꾸게 돼 안전한 홈터파크를 개장하게 됐다"고 했다.

경기도 광주 윤용호(41)씨 집 마당은 5월 말 야외 수영장으로 변신했다. 대형 간이 수영장에 그늘막까지 설치해 윤씨의 딸은 물론이고 이웃집 아이들까지 '입장'해 물놀이를 즐긴다. 윤씨의 아내 조은미(41)씨는 "어린아이들이 있다 보니 거리 두기가 되지 않는 곳은 무조건 꺼리게 된다"며 "올여름은 마당 홈터파크에서 보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누하동에 사는 박지영(42)씨 집 옥상에도 '루프톱 수영장'을 꾸몄다. "해외여행은 꿈도 못 꾸고 해수욕장도 예약제로 가야 하는 여름을 맞이하게 될 줄은 몰랐다"는 박씨는 "올여름은 옥상 수영장에서 홈캉스하며 보낼 것"이라고 했다.

설치와 철수를 쉽게 할 수 있는 간이 수영장은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선 필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집집이 홈터파크 개장 소식을 알리는 게시물들이 각종 소셜미디어를 장식하고 있다. 홈터파크와 함께 거실 영화관도 인기다. 빔프로젝터를 설치해 심야 영화관으로 꾸민 집들이 대폭 늘었다. 경기도 일산에 사는 김산(34)씨는 지난 20일 거실을 영화관으로 꾸몄다. 대형 스크린과 빔프로젝터 거치대를 설치했다. 서비스업 종사자인 그는 "코로나 감염증 확산 추이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 올해는 바캉스 인파가 몰리는 곳은 되도록 피하기로 했다"며 "대신 실컷 혼자 영화 감상하며 휴가를 보낼 계획"이라고 했다.

거실 영화관 풍경도 제각각이다. 경남 창원 박재진(40)씨는 몸이 푹 꺼질 정도로 푹신한 소파를 두어 VIP 관람석을 만들었다. 오롯이 영화 감상을 위한 자리다. 박씨는 "해변의 선베드 대신 빈백 소파, 바닷바람 대신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맞고 있지만 시원한 바다 배경 영화 한 편 감상하고 있으면 '슬콕생(슬기로운 집콕 생활)'하게 되더라"며 웃었다.

발리행, 하와이행 대신 열대 소품으로

발리행 비행기 티켓은 취소됐지만, 집 안을 '리틀 발리'로 꾸몄다. 부산 해운대구 정은경(40)씨 집 거실은 얼마 전 야자나무 장식에 파인애플, 플라밍고 풍선 등 재미있는 소품으로 가득 찼다. 장난기 가득한 소품들이었지만 잠시나마 지난해 발리 바캉스의 추억을 소환하기에 충분했다. "바캉스 겸 아이들의 해외 체험을 위해 올여름 방학을 발리에서 보낼 예정이었다"는 정씨는 "코로나로 발리행 티켓이 취소되면서 유독 아쉬워하는 아이들을 위해 거실을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몄다"고 했다.

엄마가 마련한 이벤트에 신난 아이들은 수영복에 비치웨어까지 갖춰 입고 나와 한바탕 패션쇼도 하는 등 발리에 가 있는 듯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정씨는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열대 음료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해운대가 집 앞에 있지만, 정씨는 "오히려 바캉스철엔 관광객들이 몰려 가지 않는다"고 했다. "바캉스 극성수기엔 홈캉스하고, 비수기에 접어들면 해운대보다 한적한 바다에 가 잠시 피크닉이나 즐기고 오려고 해요!"

당분간 해외여행은 꿈도 꿀 수 없으니 집 안을 아예 휴양지처럼 꾸며 홈캉스를 만끽하는 집도 많아졌다. 몇 년 전부터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라탄(등나무 공예품)을 활용한 '휴양지 인테리어'는 올여름 수요가 더욱 늘었다. 라탄 전문 쇼핑몰과 판매점의 인기 품목들은 '재입고' 문의가 끊이질 않는다.

유튜브 '절세TV' 대표이자 세무사인 윤나겸(40)씨는 한 달 전 서울 잠실 석촌호수 주변으로 이사하며 집 전체를 아예 '홈캉스' 콘셉트로 인테리어했다. 그중 석촌호수가 보이는 거실 창문 쪽에 라탄 소파 겸 간이 침대(데이베드)를 둬 휴식 공간을 꾸미는 데 힘을 줬다. 간이침대 주변엔 라탄 소품과 아레카야자, 파파야 화분을 두어 휴양지 분위기를 더했다. 여기에 하와이 여행 때 산 그림과 원숭이 모양의 조명 장식을 달았다. 윤씨는 "집은 기본적으로 휴식하는 곳이기에 가장 편히 쉬었던 추억을 되살려 인테리어했다"고 말했다. 남편 서동원(44)씨는 "올여름 바캉스 계획은 없지만, 집에 있는 것만으로도 힐링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간이침대에 앉아 부부는 책을 읽거나 차를 마시고 이따금 낮잠도 잔다. 창문을 열어두면 새소리도 들려 휴양지가 부럽지 않단다. 부부는 "이 시국에 굳이 불안해하며 어디론가 멀리 떠나기보다는 바캉스 비용으로 집의 한 부분을 휴양지처럼 꾸민다면 올여름뿐 아니라 1년 내내 잘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바캉스철 될수록 홈캉스 관심 높아질 것

서울관광재단이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지난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라이프스타일, 국내 관광, 서울여행 키워드를 입력한 커뮤니티, 블로그, 인스타그램 소셜 채널 문서 총 19억6000여만 건을 대상으로 빅데이터를 분석한 '포스트 코로나19 관광 트렌드'에 따르면 작년 동기 대비 '집'과 관련한 신조어가 다양하게 출현했다. 그중 홈캉스는 전년 동기 대비 언급량이 6% 상승했다. 신동재 서울관광재단 관광·MICE본부 R&D팀장은 "바캉스 전에 분석한 자료인데도 6% 상승한 것으로 볼 때 7월 바캉스철에 접어들면 '홈캉스' 언급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아울러 '옥상 캠핑' '발코니 캠핑'과 같이 '발코니 수영장' '옥상 수영장' '거실 영화관' '홈터파크' 등 기존 바캉스 형태에 코로나 사태 속 '집콕'이 결합한 홈캉스 관련 신조어도 속속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떠날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이 문제인 코로나 시대. 다가오는 첫 바캉스철엔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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