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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의 눈물이 골마다 스며있는 ..스모키 마운틴 #2

07/13/2018 | 11:36:50PM
인디언의 눈물이 골마다 스며있는 ..스모키 마운틴 #2
Photo Credit: pickupimage.com
자지러질 듯 지저귀는 산새들의 노래 소리에 단잠에서 깨어나 노천 온천으로 이름난 노스캐롤라이나 핫 스프링스의 아늑한 아침을 맞이합니다. 강물위로 자욱 피어오르는 물안개에 가려진 에팔레치안 산군을 올려다보며 수맥이 흐르는지 온 동네가 물기로 촉촉이 젖어 군데군데 밀집해 자라난 울창한 밀림 같은 수목들을 보면서 누군가 흡사 하와이에서 맞이하던 아침과 같다고 비유해서 감탄을 합니다. 일정에 쫓기어 늘 늦은 시간에 산장에 드니 그 좋은 온천욕도 한번 못하고 급기야는 벼르고 벼른 온천욕을 아침나절에 하게 되었습니다. 강물 하나 유장하게 마을을 자르며 흐르고 그 주변으로 솟아오른 온천물에 몸을 담그고 훤하게 트인 하늘을 바라보니 그간 생겨난 여독도 온천수에 녹아들면서 마음도 함께 푸근한 휴식을 갖습니다. 유황내음이 물씬 풍기는 온천수로 멱을 감으며 유유히 흐르는 강물 너머로 펼쳐진 아팔레치안 산군의 웅비를 감상하면서 지긋하게 눈을 감고 나른한 나락으로 떨어지며 잠시 번다한 세속의 잡념을 잊고 무아경으로 들어갑니다. 분주하고 기나긴 여정에서 취하는 이런 달콤한 휴식은 재충전된 동력으로 다음 여정을 새롭게 시작하게 만들어 주는 활력소가 아닐 수 없습니다.

위대한 미국의 상징, 침니락

노스캐롤라이나의 명소 침니 락을 찾았습니다. 애쉬빌에서 30분 정도 지척에 있는 이 침니락은 1902년에 관광지로 상업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Dr. Morse라는 개인이 64에이커의 주변 땅을 사들여서 개발해 일반에 공개되었고 그 후 끊임없이 개발을 해오면서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변변한 자연 경관이 없는 노스캐롤라이나 주정부가 2005년에 이를 사들임으로서 고공행진을 하던 입장료가 나름 동결되었고 일반에 더욱 가까워지게 되었습니다. 미국 최대의 남근석이라고도 칭하는 이 상징물에는 거대한 성조기가 항시 나부끼며 위대한 미국의 상징처럼 군림하고 있습니다. 이 바위에 오르기 전에 몸을 푸는 격으로 Hickory Nut Falls을 보기위해 왕복 2마일 정도의 산행을 합니다. Oak, Hickory, Maple 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참나무들이 깊은 숲을 이루고 그 사이로 예쁘게 꾸며놓은 오솔길을 따라 산새 지저귀며 옅은 연록색의 잎 새들이 우산처럼 드리워진 길을 걸으며 저 건너편 성곽처럼 둘러진 바위군 정상의 아름다운 산세를 감상하며 걷는 길은 발길이 참으로 가볍습니다. 400피트에 이르는 폭포는 바람에 흩날리며 너울너울 춤을 추며 내리고 그 흩어진 물방울들이 얼굴에 와 닿으니 땀에 젖은 산객의 몸을 식혀주는 고마운 내림입니다. 침니락으로 오르는 길은 편하게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기도 하지만 걷는 것을 낙으로 삼아온 우리네 삶인데 수백으로 이루어진 계단을 따라 올라갑니다. 산의 정상격인 Exclamation Point로 오르는 길엔 Devil’s Head라는 특이한 형상물도 있고 Opera Box라는 명물도 있습니다. 정상에 서면 발아래 침니락이 여전히 깃발을 나부끼며 버티고 있고 그 너머로 Lure 호수가 그림처럼 조용히 누워 완벽한 걸작 풍경화의 요소를 갖춰줍니다. 만물이 소생하는 그리하여 온 들판과 세상이 녹색의 향연을 펼치며 살아 움직이는 듯 생동감 가득한 산하를 굽어보며 나라도 이곳을 욕심내어 사들였을 것이라는 허튼 생각에 웃음이 입가에 흘려보냅니다.

2천 미터 고도의 미려한 바위산, 그랜퐈더 마운틴

귀환하는 블루릿지 파크웨이 곁길에 있는 그랜드 파더 마운틴에 오르기 위해 에팔레치안 자락을 뒤지듯이 찾아 Linville에 이릅니다. 5946 feet (1818 m) 정상의 미려한 장관을 보기위해 연중 산객들과 일반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승지입니다. 전망 좋은 산하나 발견하고 말뚝 박고서는 이해할수 없는 액수의 입장료를 징수하며 설상가상으로 더 많은 방문객을 끌어들이려고 이어지는 갓길마다 공간만 있으면 주차장을 만들고 피크닉 장소로 정비해 두어 산이 온통 차와 소풍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명산을 오르기 위해 먼 길을 달려온 우리는 산 아래 주차를 시키고 정상을 향해 산행을 시작합니다. 동편에서 시작하는 산행 길은 양지바른 곳이라 온갖 수목들이 다른 곳보다 훨씬 더 짙은 녹음으로 덮여 있었고 물기 가득한 산행로에는 사철 푸르른 나무가 잎조차 무성하게 산길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온갖 다양한 나무와 풀들이 저 여름날의 울창한 숲을 조성하기 위하여 물이 오르고 부드러운 바람결을 따라 흘러오는 더덕인지 산삼인지의 내음새. 욕심 같아서는 주변을 뒤져서라도 캐고 싶지만 이 봄날에 전해주는 그 향기가 너무 진해서 두고두고 즐기고 싶었습니다. 머리위로 지상 1마일 높이에 준설되었다고 이름 붙여진 저 유명한 마일 하이 스윙잉 브릿지가 가로지르고 정상을 향한 발길이 무거워지면서 속도는 더디어집니다. 정상이 가까울수록 산세는 더욱 험해지는 것은 다반사. 한발 한발 발바닥 온 전체를 디디며 느림의 미학을 배우며 오릅니다. 되돌아보면 무엇이 그리 급했던지 정신없이 살아온 속절없는 세월이 아쉽기만 한데 오늘 이 명산을 오르면서 만큼은 덧없이 흘러간 세월을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다시금 더듬어봅니다. 제 나이만큼의 속도로 흘러가버린다는 세월. 그 세월 속에서의 산이라는 의미. 삶의 이정표를 잃어버렸을 때 제대로 가야할 길을 제시해주고 힘들고 고달픈 생활에 약해진 심신을 어루만지며 연마하는 곳. 그래서 우리는 어쩌면 오늘도 산을 오르는지 모릅니다.

산은 모나지 않은 저 능선처럼 살라하고

드디어 정상에 올라 미친 듯이 휘몰아치는 바람을 맞으며 그 바람에 저항해 버티면서 또 그렇게 흔들리는 스윙잉 브릿지를 서로 부둥켜 안고서 건너 저 멀리 산과 산이 이어지며 그 산을 휘돌아가는 블루릿지 파크웨이의 궤적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는 감동이 물결치는 풍광을 봅니다. 거대한 암봉들이 널려있어 더욱 정상다운 곳. 얼기설기 얹어놓은 듯한 바위들이 수만 년의 세월을 저미고 그 자리에 서있습니다. 모진 자연의 변화 속에서 오랜 인고의 세월을 견디어내어 온 산의 진정한 면모입니다. 척박한 바위틈을 비집고 버티어온 모진 생명력은 키 작은 관목을 키워내고 그리고 그래서 더욱 처연하도록 아름다운 꽃을 피워냅니다. 어느 방향을 돌아봐도 모두 나름의 특색을 지닌 채 수려한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2천 미터에 가까운 고봉에서 내려다보는 풍광. 끝없이 펼쳐지는 산의 파노라마, 한없이 이어진 산의 메아리. 과연 까마득히 보이는 저 아득한 먼 산 끝 저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런 의문에는 항상 우리의 찬란한 미래가 있고 언제나 꿈꾸는 유토피아가 있다고 스스로 답을 합니다. 언제나 변함없이 버티어 선 저 산들은 스치는 부드러운 바람과 구름처럼 또 모나지 않은 능선처럼 살라합니다. 그저 조급함을 버리고 여유롭게 살고 우쭐한 자만을 버리고 겸손하게 살라 이릅니다. 이 고단한 인생의 여정에서도 스쳐 지나며 맺은 모든 인연을 비록 나에게 해악을 끼친 악연이어도 모두 소중히 여기며 살라고 합니다. 그리하여 종국에 가서는 인생이라는 드라마, 그 삶의 마지막 무대에서는 조연이 아닌 주연이 되어 산이 우리에게 내린 가르침을 갖고서 혼신의 힘으로 마지막 불태워야하지 않겠습니까? 언제나 변함없는 저 위풍당당한 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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