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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랜드 우이동 캐톡틴 마운틴 산행 후기

07/07/2018 | 01:39:54AM
메릴랜드 우이동 캐톡틴 마운틴 산행 후기
Photo Credit: pickupimage.com
에팔레치안 산맥의 한줄기로 메릴랜드 대표 산 South Mountain 산군의 한자락인 캐톡틴 산은 메릴랜더들에게 가장 친근한 해발 6백여 미터의 동네 뒷산처럼 아늑하게 누워 다양하게 나누어져 있는 산행로가 저마다의 특색을 지니고 있다. 야생의 모습과 고대로부터 이어오는 자연의 변화를 관찰할 수도 있으며 정상에 올라 조망하는 서부 메릴랜드의 광활하게 펼쳐지는 광야가 볼만하다. 버지니아에서도 한시간 조금 더 걸리는 거리에 있는 이 산은 2백 미터 고도를 오르내리며 걷기에 가족산행으로 적합하여 인기를 끈다.

이 산 자락에 있는 커닝햄 폴스는 웅장하지는 않아도 3단으로 높게 위용을 자랑하고 그 물줄기를 따라 가며 형성된 계곡이 울창한 산림 속을 터널처럼 만들어 주고 맑은 시냇물에는 트라우트 종의 고기들이 보호받으며 자라고 있다. 우이동 계곡처럼 발을 담그고 쉬어가도록 유혹하는 아늑한 곳이다. 폭포아래에는 헌팅 크리크 호수가 있는데 피크닉 장소로 잘 꾸며져 있어 여름에는 수영도 하며 보트, 낚시 등을 즐길 수도 있고 방갈로를 비롯 캠핑시설이 잘 설비되어 있다. 폭포와 Hog Rock, Blue Mt. Vista, Thurmont Vista, Wolf Rock, Chimney Rock 등 뷰포인트들을 이어주는 11마일 코스로 5~6시간 정도 소요되는 루프형태인데 반으로 나누든지 혹은 구간별로 나누어 산행함도 가능하다.

저마다의 색으로 미의 경연을

백설이 만건곤하고 빙우가 차분하게 내리는 캐톡틴 산을 찾았습니다. 공원 방문자 센터에 이르니 평소 같으면 차들이 빽빽이 차 있을 시간인데도 단 한 대의 승용차만 덩그라니 주차되어 있어 을씨년스런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학롹을 거쳐 블루 마운틴 비스타, 덜몬트 비스타, 울프락, 침니락을 잇는 산행로를 설정하고 여정을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겨울 산행은 초반에 제법 경사가 가파른 길을 한참오르는 것이 제격입니다. 그래야 몸이 데워지고 땀을흘려야 냉기가 가시고 추위를 잊을테니까요. 아무 생각없이 한참을 올라 길이 순탄해지고서야 주위를 돌아보는 여유를 얻는데 바람처럼 흩어지는 미세한 입자의 얼음비는 나신의 나뭇가지에 조용히 내려앉아 하이얗게 쌓이고 싸여 마침내 얼음 꽃으로 꽃망울을 틔우고 있었습니다.

하늘이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온산에 가득 나무들 마다 빙화를 만개해 저마다의 색으로 미의 경연을 벌입니다. 저 수정같은 꽃들에 햇살이 들면 일곱색갈 무지개로 영롱하게 빛날것입니다.

사방 천지에 펼쳐지는 눈꽃의 향연

산허리를 휘돌아 학롹으로 가파르게 오르는 길은 세속보다 더 깊이 눈은 쌓였고 발목을 덮는 눈을 헤치며 우리는 한걸음씩 나아갑니다. 아무도 디디지 않은 고운 눈길에 처음으로 족적을 남기며 Frontier, Pathfinder의 긍지로 어께가 으쓱해지기도 했습니다. 또렷한 족적을 남기며 걷는 발자국에 얼음장이 격파되는 우렁찬 소리가 산을 울리며 여운을 남깁니다.

가파른 비탈길, 비좁은 등고선을 오르며 좀 덜 먹을걸, 좀 덜 마실걸 하는 후회가 밀물처럼 밀려오지만 하산하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망각의 거듭됨을 후회하고 자성하면서 다음 찾을 이 길에서는 몸을 좀 더 가볍게 만드리라 다짐합니다. 어렵사리 그 몸을 애꿎은 다리에 의탁하여 길을 오르니 산정이 가까울수록 눈의 높이는 더 깊어가고 주변의 산들이 흰옷입고 바로 눈발치로 다가오니 사방 천지에 펼쳐지는 눈꽃의 향연은 자연이 주는 크나큰 축복이더이다.

대자연은 우리에게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어쩌면 현대에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 산악인 인지도 모릅니다. 저마다 넘어야할 나름의 거대한 산을 마음에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남보기에는 복에 겨운 듯해도 파고들면 남모를, 말못한 어려움이 대다수가 다 하나씩은 있지요. 오늘처럼 산행을 함에 있어서 눈과 얼음과 바람이 가는 길 막아서고 해꼬지를 한다 해도 온갖 도전으로 가득한 세상을 넘는 그 산만큼이야 힘이 들겠습니까? 허다하게 많은 페인트 칠의 표식조차 없는 캐톡틴 산의 눈길은 외롭게 곳곳에 섰는 이정표를 찾아 그저 감으로 찾아야하는 혼돈의 길입니다. 미로이기도 합니다.

마찬가지인 것은 우리 인생길의 항로도 한치 앞을 보지 못하는 미로의 연속입니다. 느낌과 감각과 경험으로 헤쳐 나가야 하는 이 과정에서 산이, 대자연이 우리에게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게 합니다. 영혼마저 티 없이 맑아지는 듯한 낭만의 눈길 저편에는 한발 한발 힘겹게 오르는 고통도 내재되어 있지만 함께 걷는 그 눈길에서 때로는 어께를 나란히 하여 허접한 세상사를 이야기하고 때로는 염려로 잡아주는 친근한 손길이 있고 때로는 기우뚱 엉덩방아에 파안대소하는 여유가 있고 맞잡은 손길로 부부애를 피우는 젊은 부부의 겨울 산행길이 빙점이하의 온도가 무색하기만 합니다.

한 종지의 따뜻한 커피가 마냥 그리워

정상에 서니 나지막한 나무들이 설화, 빙화를 피워 만개해있고 생각나면 불어오는 겨울바람에 너울거리며 흔들리는 수정체들이 맑디맑은 차임벨 소리로 다양하게 구사하며 합주를 들려줍니다. 저마다의 색다른 얼음 종소리. 평화와 안식의 메아리가 산마루를 굽이굽이 넘어서 하늘에 이릅니다. 얼음으로 덮힌 눈길이 행보를 더디게 하여 예정시간을 훌쩍 넘겨버렸습니다. 아무래도 울프락과 침니락은 포기하고 하산을 서둘러야 했습니다. 내리자마자 얼어버리는 얼음비에 아이젠으로 등산화 바닥을 무장해도 미끄럽습니다. 안전을 고려해 귀환을 결정하고 아쉬운 발길을 꺾어야 했습니다.

후두둑하며 부는 바람에 가지에 맺혀있던 얼음꽃들이 낙화하고들 있었고 아무래도 무언가 두고 온듯한 아쉬움에 자꾸만 뒤를 돌아다보게 하는데 안개비는 자욱하게 시야를 덮고 무심하게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오늘처럼 하늘이 어둡고 바람이 세찬 날, 안개비가 하릴없이 흩날리는 날, 사랑하는 사람과 마시던 한 종지의 따뜻한 커피가 마냥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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