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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엄포, ‘빈손 회담’ 될 수 있다

05/17/2018 | 07:12:52AM
미북정상회담을 재고려할 수 있다는 북한의 엄포는 미국이 원하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합의를 하지 않을 것임을 일깨워주는 경종이 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 사설을 통해 주장했다.

WP는 이날 사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이 무산될 수 있다는 북한의 위협은 확실히 엄포이지만 그것은 백악관에 경종이 돼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CVID 성사를 기대하면서 자신에게 이미 노벨평화상을 수여했지만, 북한이 발끈하고 나선 것은 김 정권이 거의 분명히 그런 합의를 하지 않을 것임을 일깨워줬다”고 전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전날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 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느끼지 않을 것이다. 다가오는 조미(미북)수뇌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한 담화를 상기시키면서다.

이에 대해 WP는 “북한과의 합의가 2003년 리비아와의 합의를 모델로 할 것이라고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밝힌데 대해 김 제1부상이 특히 화가 난 것 같다”며 “그러한 급격하고 일방적인 리비아의 무장해제는 8년 뒤 무하마르 카다피 정권의 몰락을 위한 길을 열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설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것, 즉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 비핵화를 우리가 얻게 된다면 미국인은 엄청나게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발언도 김 제1부상의 심기를 건드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신문은 아울러 “미국의 이러한 언급들은 북한 지도자가 수십 년간의 정책을 뒤집는 깜짝 놀랄만한 결정을 했고, 체제보장과 경제투자를 대가로 갑자기 완전한 핵 폐기를 수용할 준비가 돼 있음을 시사했다”며 “하지만 북한은 완전한 핵 폐기를 지지하는 공개 언행을 한 바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김정은은 그의 선친과 거의 정확히 똑같은 각본을 따르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의 선친은 2005년 핵무기에 관한 합의(9‧19 공동성명)를 체결해 단기적으로 경제적 이득을 챙긴 뒤 다시 그것을 위반하는 길로 나아갔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미 정치권에서는 “북한이 오래된 낡은 수법을 구사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대표는 16일 의회 발언에서 “이것은 북한 정권이 갑자기 온건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강력히 촉구한다. 김정은에게 공짜로 아무것도 주지 말라”고 경고했다.

연방 상‧하원 의원들은 또 공화‧민주당을 가리지 않고 북한의 이번 담화가 오래전부터 미국과의 협상에서 양보를 얻어낼 목적으로 반복해 활용해온 ‘미끼 전략’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미끼를 물지 말라”고 촉구했다.

한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미북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50% 이하”라고 주장했다. 힐 전 차관보는 16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지난 9일 재방북한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과의 회동 결과에 실망한 것 같다고 지적한 뒤 “현재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은 50% 아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터 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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