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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WTO에 미국 ‘제소’

02/15/2018 | 12:00:00AM
한국 정부가 미국의 반덤핑 조사시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때 사용하는 기법인 ‘불리한 가용정보(AFA)’를 14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한국 정부는 한국 기업이 수출하는 철강과 변압기에 대해 미국이 AFA를 적용해 고율의 반덤핑․상계 관세를 부과한 조치가 WTO 협정에 위배된다고 보고 14일 WTO 분쟁해결절차에 회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FA(Adverse Facts Available)는 조사 대상 기업이 상무부가 요청한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거나 조사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았다고 판단될 경우 기업이 제출한 자료가 아닌 제소자의 주장 등 불리한 정보를 사용해 고율의 관세를 산정하는 기법이다. 미국은 2015년 8월 관세법 개정 이후 2016년 5월 도금강판 반덤핑 최종판정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한국 기업을 상대로 한 총 8건의 조사에 AFA를 적용, 9.49~60.81%의 반덤핑․상계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 고위급 면담, WTO 반덤핑위원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위원회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AFA의 문제점을 제기했지만, 미국은 계속 AFA를 적용하고 있다. 김현종 한국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열린 한미FTA 2차 개정협상에서도 AFA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여러 차례의 문제 제기에도 미국이 계속 AFA를 적용함에 따라 한국 정부는 법리분석과 업계․관계부처 의견수렴을 거쳐 WTO 제소 방침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WTO 분쟁해결절차(DSU)에 따른 양자협의 요청 서한을 미국에 전달하고 WTO 사무국에도 이를 통보할 예정이다.

양자협의는 WTO 분쟁해결절차의 첫 단계로, 한국 정부는 미국이 AFA를 통해 부과한 반덤핑․상계 관세 조치를 조속히 시정․철폐할 것을 미국에 요청할 계획이다. 양자협의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한국 정부는 WTO에 분쟁해결위원회 설치를 요청해 본격적인 분쟁해결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WTO 협정은 양자협의를 요청받은 피소국이 협의 요청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양자협의를 진행하고 60일 이내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제소국이 위원회 설치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재 한국 정부는 미국이 세탁기와 태양광 전지․모듈에 적용한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와 관련 미국과 양자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다음달 WTO에 제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AFA는 이전부터 철강업체 등이 WTO 제소를 요청했고 한국 정부도 오랜 기간 준비해왔기 때문에 세이프가드보다 먼저 분쟁해결절차를 개시했다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국산 철강 제품을 상대로 관세 연장을 결정하는 등 통상 압박을 거듭 강화하고 있다. ITC는 12일 한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3개국에서 수입한 철강 후판을 상대로 반덤핑 관세 및 상계 관세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ITC는 관세를 폐지하면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기간에 피해가 지속하거나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정했다. 이번 판정은 관세를 부과한 지 5년이 지나면 연장 여부를 재심사하는 이른바 ‘일몰 재심’(sunset review)에 따라 나왔다.

미국은 이미 한국 기업이 수출하는 철강재의 약 82%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대형 구경 강관은 아직 관세가 부과되지 않은 몇 안 되는 품목이다.

폴 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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