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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생도라지 재배, ‘괴산농장’

09/22/2017 | 12:00:00AM
한국산 생도라지 재배, ‘괴산농장’
괴산농장 대표 박영대 씨(오른쪽)가 인부와 함께 채소용 비닐하우스를 손질하고 있다.

충청도 출신 한인 농사꾼이 피땀 흘려 손수 운영하고 있는 한국식 농장에서 올 가을 워싱턴 일원에 생도라지를 공급할 계획이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버지니아 컬페퍼 소재 괴산농장(대표 박영대)은 10월 하순경부터 농장내 5에이커 부지에서 출하를 앞둔 도라지를 대량 택배 공급하기 위해 막바지 관리에 한창이라고 밝혔다. 이 도라지들은 농약이나 제초제를 전혀 뿌리지 않은 완전 유기농 작물로 재배되고 있다.

본지 기자가 지난 주 직접 방문한 괴산농장의 도라지밭은 특유의 연보라색 도라지꽃들이 활짝 피어 있었다. 하지만 듬성듬성 잡초와 풀들도 무성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농장주 박 씨는 “도라지는 본래 약을 치지 못하는 작물”이라며, “잡초를 손수 뽑아주지 않고 자칫 제초제를 뿌리면 도라지까지 모두 죽어 버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깔끔하게 정리돼 있는 밭보다, 듬성듬성 풀이 나고 잡초 더미로 덮여 있는 모습이 오히려 완전한 유기농법으로 재배되고 있음을 방증한다는 설명이다.

물론 잡초가 무성하면 기본적으로 도라지가 충분히 자라지 못해 농사에 손해가 적지 않다. 따라서 일꾼들을 고용해 수시로 조심스레 풀 뽑기에 나서지만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 여름철 이같은 일은 보통 고된 일이 아니다.

미국 땅에서 자라는 한국 토종 생도라지

도라지는 최근 한국에서도 ‘최고의 건강채소’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고가에 거래되며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심지어 밭에서 몇 년씩 묵은 도라지의 경우 ‘약도라지’로 불리며 명성을 얻을 정도이다.

하지만 한국에도 어느새 손수 농사짓던 토종 한국산 도라지의 모습은 점차 사라지고 중국산과 북한산이 이를 거의 대체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같은 이유는 농사꾼들이 워낙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도라지 농사를 대부분 포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의 중년 이상 세대가 어린시절 어머님들이 심심찮게 만들어 주시던 도라지 초고추장 무침 반찬을 좀처럼 맛보기가 어려워졌다.

그 만큼 이제는 도라지가 귀한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 땅, 그것도 워싱턴 일원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순수 한국산 생도라지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 만으로도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흔히들 ‘농사’ 하면 ‘신토불이’라는 말을 떠올리지만, 농장주 박 씨는 그같은 말이 부질없다고 생각한다. 어디서든 열심히 임하면 농사는 땀의 노력을 결코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농장에서 기르는 모든 작물과 채소는 전량 한국산 씨앗과 종자를 이용하지만 땅이 다르다고 해서 농사가 안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박 씨는 오히려 “미국 땅은 워낙 기름지고 토양이 좋아 농사가 더 잘 되는 편”이라며, “장마가 없고 병충해도 한국 보다 월등히 적은 편이어서 꿈에도 그리던 거의 완전한 유기농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없는 것 빼고 다 갖춘’ 온갖 채소 총망라

20에이커 규모의 괴산농장에는 채소에 관한한, 시쳇말로 ‘없는 것 빼고 다 있다.’ 이같은 각종 채소류의 종합 재배는 한국에서 오직 농사로만 40년 인생을 일궈온 농장주 박 씨의 특별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몸에 좋기로 인삼 다음으로 알아준다는 더덕은 물론, 미국에서 좀처럼 맛보기 어려운 아욱과 여수돌산갓이 풍성히 자라고 있고, 총각무와 시금치, 메주콩, 오이, 열무는 물론, 겨울철 김장과 관련한 배추와 고추, 마늘, 파, 시금치, 그리고 호박고구마와 각종 쌈류 등 대부분의 채소들을 총망라하고 있다.

이중 올겨울 김장에 대비해 재배중인 배추에는 현재 한창 물이 오르고 있는데, 괴산농장 김치의 별미는 바로 ‘도라지 김치’라 할 수 있다. 흔히 김장배추 속으로 사용하는 고추양념 무생채를 도라지로 대신하는 것이다. 농장 측은 도라지 김치의 경우 농장에서 직접 기른 작물 만을 이용하는 만큼 풍미를 더한다며 적극 추천했다.

이같은 맛과 건강의 비결은 양념의 주된 식재료로 이용되는 고춧가루와 마늘 등에도 정성이 가득 베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산 고춧가루와는 비교되지 않는 것은, 직접 재배한 조선고추와 청양고추를 농장에서 태양에 손수 말려 사용한다는 점이다. 마늘 역시 한국산 육쪽마늘은 흔히 한인마트 등에서 싼값에 구하는 10여쪽으로 잘게 갈라진 중국산 마늘과는 차원이 다르다.

농장의 손맛이 자랑하는 인기 식품 중 또 다른 하나는 바로 오이지. 한국 토종 오이를 농장에서 직접 재배해 천일염에 오랜 기간 숙성해 만들어, 깊은 맛을 자랑하는 괴산농장 오이지는 먹어 본 사람들의 경우 그 진가를 알고 반드시 찾을 수 밖에 없는 대표적인 전통 반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말 체험 농장 가족 나들이로도 각광

괴산농장은 워싱턴 일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버지니아 컬페퍼 시골마을에 자리잡고 있어, DC 일원에서도 한시간 남짓이면 다녀올 수 있는 부담없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주말이나 휴일이면 나들이겸 농장을 방문해 각종 농작물을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이에 맞춰 농장 측은 고추나 고구마 등을 방문객들이 손수 따 볼 수 있는 피킹 행사도 마련하고 있다. 가령 고추의 경우 한 줄 계약에 100달러 가량의 저렴한 비용으로 몇 가마니에 달하는 유기농 신선 고추들을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 방문시 각종 채소와 손수 담근 메주, 고추장 등을 한아름 구매한다면 한동안 밥상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농장 측에서는 이같은 방문객들을 위해 점심메뉴로 닭백숙을 판매하고 있다. 이는 주변에 식당이 없는 불편을 덜기 위해 준비한 특별메뉴로 한국에서 직접 공수한 한약재로 몸에 충분한 보양식이 되도록 한방 닭백숙을 공급한다. 다만 닭백숙의 경우 방문 전 예약은 필수이다.

괴산농장의 도라지 특판을 맡은 이은호 씨는 “농장을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한인들을 위해 주문량에 따라 우편 배송을 시작하게 됐다”며 “출하량이 한정돼 있는 만큼 올 가을과 겨울 신선하고 몸에 좋은 생도라지 구매 기회를 놓치지 말아줄 것”을 당부했다.

▷괴산농장 주소 및 연락처: 14493 Berry Hill Rd. Elkwood, VA 22718, 540-827-8644, 540-295-4205, ▷생도라지 구입문의: 703-216-0637

폴 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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