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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맛이 다 모인 방콕

11/13/2018 | 12:00:00AM
세계 최고의 맛이 다 모인 방콕
방콕은 태국 음식을 맛있고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도시로 우리에게 익숙하다. 하지만 방콕은 대중적 음식의 천국만은 아니다. 파인다이닝(fine dining·고급 외식) 레스토랑을 다양하게 갖춘 세계적 미식 도시이기도 하다. 방콕 수쿰빗에 있는 태국 음식점 '남(Nahm)'은 지난 13일 발표된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 50'에서 37위에 올랐다. 역시 수쿰빗에 위치한 '가간(Gaggan)'은 전 세계 인도 음식점 중에서 가장 높은 23위에 올랐다. 태국 음식뿐 아니라 인도·프랑스·남미 등 각국의 최정상급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도시가 방콕이다.

작은 삼각형 모양으로 자른 파인애플에 종려당(팜 슈거·palm sugar)과 간장에 조린 새우·닭고기·캐슈넛을 올린 아뮤즈부시(amuse-bouche·식전 입맛 돋우기 위한 한 입 거리)가 나왔다. 파인애플의 새콤한 맛이 새우·닭고기·캐슈넛의 달콤짭조름한 맛과 절묘하게 어울렸다. 태국 음식이라면 맵고 달고 자극적이라는 선입견이 일순간 깨졌다. 수석 조리장 프림 폴수크는 "태국 음식은 매운맛·신맛·단맛·짠맛의 조화와 균형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남'은 태국 요리의 강렬하면서도 우아한 모순된 매력을 세계에 알린 식당이다. 총주방장 데이비드 톰슨은 호주 사람이지만 미각적으로나 언어적으로나 태국인보다 더 태국적인 혀를 가졌다. 태국 음식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태국어를 배워 말하고 읽고 쓰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톰슨과 함께 주방을 총괄하는 태국인 수석 조리장 프림 폴수크는 "우리는 태국 음식 고유의 맛, 전통의 맛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태국에서는 세상을 떠난 사람과 관련된 모든 기록을 모아 추억록(Memorial Book)을 만듭니다. 고인(故人)이 평소 즐기거나 만들던 요리 레시피도 포함됩니다. 톰슨은 왕실이나 귀족 여성들의 추억록을 헤집어 잊혔던 옛 음식들을 되살려냈죠."

한국과 마찬가지로 태국 전통 식사법의 중심에 밥이 있고, 그 밥을 먹기 위한 각종 요리가 딸려 나온다. 대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은 서양식으로 서빙되지만, '남'에서는 전통 태국 식사법을 따른다. 아뮤즈부시에 이어 애피타이저가 나온 다음 네댓 가지 요리가 밥과 함께 나온다. 밥과 함께 먹을 수 있도록 간이 센 편이지만 과하지 않고 섬세하다.

'보란(Bo.Lan)'은 '남'과 함께 방콕 최고의 태국 식당 중 하나로 꼽힌다. 태국 출신인 '보' 두안포른 송비사바(Songvisava)와 딜런 존스(Jones)는 주방과 인생의 파트너들이다. 식당 이름 '보란'은 보(Bo)에 딜런(Dylan)에서 '란(Lan)'을 떼어내 합쳐서 만들었다. 딜런은 톰슨처럼 태국어에 능통하다. 그는 "일반적으로 쓴맛과 떫은맛을 부정적으로 보고 제거하거나 감추려는 반면, 태국 요리는 쓴맛과 떫은맛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다른 맛이 너무 강하게 튀거나 도드라지지 않도록 억제하도록 활용한다는 점이 독특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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