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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사의 보물을 품다, 영국 맨체스터

06/26/2018 | 02:17:19PM
인류사의 보물을 품다, 영국 맨체스터
축구 팬들에게는 영국, 하면 런던보다도 먼저 떠오르는 도시인 맨체스터. TV 중계 화면으로 셀 수 없이 드나든 올드 트래퍼드는 버킷리스트 맨 위에 올라 있는 꿈의 구장이다. 축구가 이유가 되었든, 런던 너머의 영국이 궁금해서 찾게 되었든, 이곳을 여행하는 사람은 모두 기대와 상상 이상의 경험에 놀라게 된다. 축구는 맨체스터를 장식하는 영롱한 보석 중 단 하나일 뿐. 오랜 역사의 맨체스터는 여러 빛깔의 크고 작은 찬란한 보물을 품고 있다.

어웰강과 작은 운하들이 흐르는, 온종일 청량한 물소리가 들리는 아기자기한 동네 캐슬필드(Castlefield)는 맨체스터에서 가장 운치 있기로 이름난 곳이다. 물 맑고 공기 좋은 동네라면 특별한 무언가가 없어도 하루를 오롯이 보낼 만하지만, 고맙게도 캐슬필드에는 맨체스터의 정체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과학과 산업 전반의 역사를 보여주는 과학·산업박물관(Museum of Science and Industry)이 있다.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이 가장 먼저 영향을 미친 곳은 직물 산업으로 일찍이 부를 축적한 맨체스터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산업화를 이룬 이 도시의 업적은 생각보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견고한 벽돌 건물에 자리한 박물관을 찾는 것으로 자랑스러운 역사를 반나절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에 알 수 있다. 롤스로이스와 스피트파이어 항공기 엔진을 비롯해 맨체스터에서 발견·발명돼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 250여 종의 물건과 기술을 산업 직군별로 분류해놓은 전시는 기술 발전과 맥을 같이하는 인류의 역사를 차근히 되돌아보게 한다.

가상 항공기 조종 체험, 실내 스카이다이빙 등 정적이고 조용한 박물관에 대한 편견을 부수는 짜릿한 체험도 마련되어 있으며, 4세 미만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감각 놀이를 통한 체험 학습 프로그램은 몇 주 전에 예매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 과학에 관심이 많은 여행자라면 맨체스터 시내에 위치한 새크빌 공원(Sackville Park)의 벤치에 앉아 있는 천재 수학자이자 현대 컴퓨터공학의 선구자인 앨런 튜링의 동상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파리에 에펠탑이, 뉴욕에 자유의 여신상이 있다면 스케일 큰 맨체스터에는 올드 트래퍼드(Old Trafford)가 있다. 이 도시의 상징이자 최고의 여행 명소인 올드 트래퍼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유’ 팬들이 ‘OT’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7만5,000석 규모의 대형 스타디움. 수십 년간 맨유를 세계 축구의 정점에서 이끌었던 알렉스 퍼거슨 경의 동상이 지키고 있다.

박지성 선수도, 퍼거슨 감독도 지금은 맨유를 떠나고 팀의 영광은 예전만 못하지만, 스타디움과 박물관 투어를 통해 명문 구단의 화려한 역사를 살펴보노라면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양손 가득 유니폼과 구단 굿즈를 들고 OT를 나서는 것만으로 성에 안 찬다면, 혹은 올드 트래퍼드에 가는 것이 영 내키지 않는 축구 문외한이라면 맨체스터 대성당 옆에 위치한 맨체스터 국립 축구박물관(The National Football Museum)으로 향하자. 무료로 운영하는 축구의 보고에서 방문자들은 영국이 가장 사랑하는 이 스포츠의 규칙과 유산, 최고의 선수들과 감독들, 전술과 리그, 대륙 대회의 역사를 배울 수 있다. 직접 페널티 킥을 차보고 BBC 캐스터들의 생동감 넘치는 해설을 들어볼 수 있으며, 명장들의 노하우를 짚어보고 최고의 브랜드와 함께해온 축구용품의 변천사도 한눈에 볼 수 있다. 박물관을 나서는 사람들은 십중팔구 다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나 시티의 경기 일정을 확인하게 될 정도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알차고 유니크한 전시관이다.

축구사에 한 획을 긋는 명장 펩 과르디올라가 부임하며 EPL(English Premier League)의 최강자로 떠올라 군림 중인 맨체스터 시티는 맨체스터를 연고지로 하는 맨유의 라이벌로, 맨체스터 시내를 가운데 놓고 올드 트래퍼드의 반대편에 구장 에티하드 스타디움을 두고 활약 중이다. 시즌 중 두세 번 맞붙는 이 두 팀의 ‘맨체스터 더비’는 열정 넘치는 맨체스터 사람들의 에너지를 최고조로 끌어올리는 축제. 운이 좋아 여행 중 더비를 볼 수 있다면 무리해서라도 표를 구해보자. 수만 명이 “골!”을 외치며 열광하는 90분간의 아드레날린 파티에 참여하는 기회는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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