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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3대 호화기차 '로키 마운티니어'

05/11/2018 | 08:08:40AM
세계3대 호화기차 '로키 마운티니어'
"왼쪽에 곰이다(A bear on your left)!"

캐나다 로키산맥을 가로지르는 기차 '로키 마운티니어(Rocky Mountaineer)'에서만 통하는 농담이 있다. 밖이 훤히 보이는 큰 창문 너머 무언가 움직이는 물체가 나타나면 일단 "곰이다!"라고 외치는 것. 하지만 자세히 보면 등산객이나 사슴, 순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죽기 전 이 기차를 타 보는 게 소원이었다는 백발의 노인이 우렁찬 목소리로 "곰이다"를 외친다. 번번이 속아 넘어갔지만, 야생 흑곰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설렘이 의심을 압도한다. 혹시 몰라 고개 돌리니 곰같이 생긴 사슴 한 마리가 마른 풀만 우적우적 씹고 있다. 또 속았다는 탄식과 웃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선생님, 거짓말쟁이셨군요!" 와인을 따라주던 승무원이 눈을 흘기며 웃는다. 농을 던진 노인이 두 볼 가득 익살을 머금은 채 답한다. "미안합니다 여러분, 제가 노안이 왔나 봐요."

매년 4월부터 10월 사이 운행하는 로키 마운티니어는 캐나다 서부 해안도시 밴쿠버를 출발해 로키산맥을 가로지른다. 시속 55㎞로 천천히 달리다가 볼거리가 있는 지점에서는 시속 20~30㎞로 속도를 낮춘다. 일생 한 번 볼까 한 자연경관이 끝없이 펼쳐진다. 승객들은 감탄사를 연발한다. '뿡뿡' 울리는 기차 경적 속엔 사람을 설레게 하는 어떤 신비함이 깃들어 있다. 나이 팔십 넘은 노인이 장난기 넘치는 양치기 소년으로 변하게 하는 신비함이다.

우렁찬 경적과 함께 출발한 기차는 밴쿠버를 등지고 프레이저강을 거슬러 올라간다. 로키산맥에서 시작해 남동쪽으로 흐르다가 밴쿠버 남쪽 조지아 해협으로 흘러드는 길이 1369㎞의 강이다. 1808년 이 강을 탐험한 사이먼 프레이저(Simon Fraser)의 이름을 땄다. 신나게 달리던 기차는 강폭이 가장 좁아지는 '지옥의 관문(Hell's Gate)'에 가까워지자 속도를 낮췄다. 승무원이 마이크를 들어 랩하듯 이 명소와 관련된 일화를 쏟아냈다. 강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밴쿠버의 명소 개스타운 증기시계에 다다른다는 이야기다.

지옥의 관문을 지나 산 중턱까지 올라온 기차는 푸른 숲속을 한참 내달린다. 산의 복부를 관통하는 긴 터널을 여럿 지나 작은 도시 애슈크로프트의 서쪽에 다다르면 초록빛 풍경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갑작스레 잿빛 협곡이 펼쳐진다. 검은 혈암(頁巖)으로 이뤄진 길이 10㎞의 블랙 캐니언이다. 기차 왼편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빛 톰슨강이 흐르고 오른편에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햇빛을 가린다.

강길 따라 하늘을 향해 달리던 기차는 여행 최고점인 해발 1626m의 콘티넨털 디바이드(Continental Divide·로키산맥 분수계)에 달한다. 꽤나 높이 올라온 것처럼 느끼자마자 높이 2766m의 캐슬 마운틴이 우습다는 듯 기차를 굽어본다. 4월에도 눈으로 뒤덮여 백발을 한 산들을 지나다 보면 어느새 기차 여행은 막바지에 이른다.

객실은 실버리프와 골드리프 등급으로 구분된다. 등급에 따라 제공되는 음식과 묵는 호텔이 다르다. 5~9월 실버리프 가격은 1799캐나다달러(약 150만원)부터 시작한다. 정착지와 출발 시기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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