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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흐르는 강… 군사분계선 따라 굽이치는 태극 물줄기

12/22/2017 | 12:00:00AM
역사가 흐르는 강… 군사분계선 따라 굽이치는 태극 물줄기
임진강은 한강의 제1 지류다. 대한민국 헌법상으로는 함경남도에 위치한 북한 강원도 두류산에서 발원한다.

총 연장 244㎞로 전체 길이 3분의 2 정도가 북한에 속한다. 경기도 연천군에서 군사분계선을 넘어 대한민국 안으로 들어오면 용암 지대의 특성상 강변에 장엄한 주상절리가 이어진다. 지도상에 뚜렷한 M자를 그리며 적성 일대를 지난 임진강은 하류로 가면서 다시 군사분계선을 만난다. 여기서 한강, 예성강 등과 합쳐지면서 한반도 중부 지역의 모든 수계를 아우르는 거대한 조강(祖江)이 되어 서해로 흘러간다.

임진강은 역사가 흐르는 강이다. 임진강의 지류인 한탄강변에는 한때 전 세계 고고학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전곡리 선사 유적지가 있다. 삼국시대의 임진강 유역은 치열한 전쟁터로 지금도 강 유역에 수많은 당시의 성터가 존재한다. 고구려 성인 호로고루와 신라 성인 이잔미성이 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기도 하다. 먼 옛날부터 이 땅의 젊은이들이 서로를 향해 칼과 총을 겨눠 온 장소라는 사실을 새삼 떠올리게 한다.

임진왜란 당시 지휘 계통이 무너진 조선군은 임진강 하류에서 왜군에게 어이없는 참패를 당했다. 한국전쟁은 또 어떤가. 영국군 제29여단의 글로스터 대대와 중공군 제63군 사이에서 벌어진 적성 전투 또한 이 강변에서 일어났다. 하필 그들이 격전을 치렀던 장소의 하나가 삼국시대 성인 칠중성이어서 '한번 격전지는 영원한 격전지'라는 격언을 되새기게 한다. 지금도 칠중성은 역사 유적이면서 동시에 군사 시설이다.

1968년 1월 17일 새벽에는 김신조를 포함한 북한 특수부대원 31명이 호로고루 근처의 얼어붙은 여울을 건너왔다. 임진강변의 긴장은 아직 여전하다. 홍수 때면 북한의 '뜨로찔', 즉 목함 지뢰가 떠내려 오고, 북한이 경고 없이 댐의 물을 방류하면 익사 사고의 위험이 커진다. 이를 알리는 경고 방송이 종종 강변의 적막함을 깨곤 한다.

고려 왕과 공신에게 제사를 드려 속칭 '고려 종묘'라 불리는 숭의전은 임진강변 절벽 위에, 죽어서 경주로 돌아가지 못한 신라 마지막 왕 경순왕의 무덤은 그 하류, 철책 바로 아래에 있다. 오가는 길 양옆 철조망 너머는 전부 지뢰밭이다. 이처럼 임진강은 과거와 현재가 뒤섞인, 압축된 한반도 역사 그 자체다.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임진강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두 번 굽이치며 태극무늬를 그린다. 자연에 의도가 있을 리 없지만 분단의 상징, 임진강의 간절한 몸짓이다. 바로 거기, 언제 세워졌는지 알 수 없는 교각 몇 개가 강물을 향해 나가다가 멈춰 섰다. 어디에서 어디로 이어지던 다리였을까. 풀을 벤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사람의 손길이 미치기는 했지만 자연 하천의 모습 그대로다. 마치 오래된 유적지처럼 보는 이의 마음을 스산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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