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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맘 먹고 한번"→"짧게 자주"… LCC가 바꾼 여행 풍속도

10/10/2017 | 09:14:04AM
비용 줄고 노선 늘어…국제선 승객 점유율 어느새 40%

직장인 이모(35)씨는 지난달 일본 오사카 미식 기행을 담은 TV 방송 프로그램을 보다가 인터넷에서 오사카 항공권을 찾아봤다. 때마침 며칠 뒤 출발하는 국내 한 저비용항공사(LCC)의 11만2500원짜리 특가 항공권이 검색됐다.

아침 첫 비행기로 출발해 저녁 마지막 비행기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하루 연차만 내면 된다고 판단한 이씨는 표를 끊었다. 그는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회전 초밥도 먹고 쇼핑도 했다”며 “몸은 좀 피곤해도 서울~부산 KTX 왕복 비용 정도로 일본을 다녀온 셈”이라고 말했다.

2008년 첫 국제선 서비스를 선보였던 LCC가 여행 산업을 바꿔놓고 있다. 해외여행의 문턱은 낮췄고, 여행 일수는 짧게, 횟수는 늘렸다. 취항지와 항공편이 계속 늘어나면서 해외여행지도 다양화하고 있다.

◇대중화된 해외여행

2013년 전 국민 중 12.9%에 불과했던 해외여행 경험자 비율은 2016년 17.3%까지 올라갔다. 전체 국민 6명 중 1명은 해외여행을 해봤다는 뜻이다. 항공업계에선 그동안 무섭게 성장한 LCC가 해외여행객 증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우선 항공권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국민여행실태조사’에 따르면 해외여행을 한 번 갈 때 드는 비용은 2011년 230만원에서 작년엔 25% 감소한 173만원으로 떨어졌다. 권태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LCC로 인해 항공권 가격이 떨어진 것이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9일 항공권 검색 사이트인 ‘스카이스캐너’에서 10월 27~29일 인천~홍콩 왕복 항공권을 검색하면, 대한항공은 46만1600원이지만 같은 계열의 LCC인 진에어는 45% 싼 25만5000원이다.

◇해외여행 짧게, 자주 간다

해외여행의 양상도 바뀌었다. 해외여행 경험자의 연간 해외여행 횟수는 2014년 1.24회에서 2016년 1.36회로 늘었지만, 1회 평균 여행 일수는 8.29일에서 6.86일로 오히려 줄었다. 최근 당일치기 해외여행은 일본 오사카와 후쿠오카 등을 중심으로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부산 기반 LCC인 에어부산을 타고 부산~후쿠오카를 당일치기하는 승객은 2014년 1826명에서 2016년 8607명으로 급증했다.

LCC가 이용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사실상 연중 할인 프로모션을 펼치면서 ‘즉흥 여행’을 가는 경우도 늘고 있다. 미리 일정을 정하고 항공권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싼 항공권을 구하면 일정을 항공권에 맞추는 식이다. 제주항공이 지난 8월 탑승객 5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0.2%는 ‘항공사나 여행사의 할인 프로모션이 있거나 떠나고 싶을 때 계획 없이 항공권을 구입한다’고 대답했다.

지난 2월(29.2%)보다 비율이 대폭 늘었다. LCC는 자사의 스마트폰용 앱이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특가 항공권을 판매하는데, 이런 정보를 모아서 알려주는 전용 앱도 등장했다.

◇하와이, 호주 케언스도 LCC로

여행객이 선택할 수 있는 노선 종류도 대폭 늘었다. 2010년만 해도 국내 LCC는 7개 국가 31개 도시에 1512편의 항공편을 띄웠다. 지난해엔 12개 국가 75개 도시에 1만7506편의 항공편을 띄웠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독점 노선이었던 괌, 사이판, 삿포로, 오키나와 등은 예전엔 운임이 비싸 상대적으로 여행 수요가 적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의 LCC가 취항하면서 한국인이 자주 찾는 여행지가 됐다. 괌의 경우 한국인 관광객이 2012년 18만2600명에서 2016년엔 54만5000명으로 증가했다.

진에어가 중형 항공기를 이용해 9시간 30분이 걸리는 하와이와 9시간이 걸리는 호주 케언스까지 취항지를 넓히면서 “LCC는 비행시간 6시간 이내만 운항할 수 있다”는 벽도 사실상 깨졌다. 해외 소도시로도 노선이 넓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LCC는 인천공항 대신 지방 공항을 오가는 노선을 늘리고 있다. 지역 주민 입장에선 인천공항까지 가지 않아도 돼 해외여행 가기가 더 쉽고, LCC 입장에선 지방의 잠재 수요를 끌어낼 수 있다.

해외 소도시는 한국 LCC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에어서울이 정기 노선을 개설한 일본 다카마쓰는 한국 관광객에게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무료 리무진 버스와, 인근 섬으로 가는 왕복 페리 승선권을 제공하고 있다. 제주항공이 조만간 일본 마쓰야마에 취항하겠다고 하자, 에히메현 지사와 마쓰야마 시장 등은 공항시설 사용료와 항공기 이·착륙 비용, 현지 마케팅 비용 등을 지원하겠다며 한국의 제주항공을 찾아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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