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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땅이 닿아 태어난 도시, 캐나다 토론토

07/25/2017 | 12:00:00AM
물과 땅이 닿아 태어난 도시, 캐나다 토론토
‘다문화’가 도시로 태어난다면 아마도 그건 토론토일 것이다. 그러나 토론토는 용광로가 아니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 나아가 국적까지 토론토라는 도시 안에서 경계 없이 녹아버리는 것이 아니라 각자 모습을 지켜가며 조화롭게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그 모습은 태고부터 이어져온 토론토의 자연과 꼭 닮았다. 하늘과 땅, 바람과 물, 인간을 포함한 그 안의 무수한 생명 그리고 인간이 세운 문명과 도시까지도 어느 하나 소외되지 않고 ‘원래 그러한’ 자연처럼 서로를 보듬고 살아간다. 이주민들에 의해 쓰이기 시작한 북미의 짧은 역사 속에는 도시 이름이 생겨난 사연도 담겨 있다.

이주민들은 새로 터를 잡은 정착지에 멀리 두고 온 고향의 지명을 붙여 애틋한 향수를 달랬는데 킹스턴(Kingston), 런던(London), 뉴욕(New York) 등이 그러한 이름의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그런가 하면 그와 반대로 정착한 땅에 대한 예의랄까, 원주민이 사용하던 이름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경우도 있다. 캐나다의 최대 도시, 토론토(Toronto)의 도시명은 역사로 기록되기 이전부터 이 땅을 지켜온 수많은 원주민이 부르던 옛 이름에서 유래했다.

원주민들은 온타리오(Ontario), 휴런(Huron), 심코(Simcoe) 등 여러 개의 거대한 호수와 강에 둘러싸인 토론토의 지리적 특징을 이름에 담았는데, 북미를 주름잡던 이로쿼이족(Iroquois)의 언어로 토론토는 ‘물속에 나무가 서 있는 곳’을 뜻하며, 모호크족(Mohawks)의 언어로는 ‘빠른 물길이 지나가는 사이의 좁은 땅’을 의미한다.

대지 위에 만들어진 물길을 타고 사람들이 모여들자 ‘만남의 땅’이라는 낭만적인 별명까지 얻은 토론토는 이름이 말하듯이 물과 땅이 닿아 태어난 도시다.

*온타리오 호수를 마주한 토론토

토론토 섬에서 바라본 다운타운의 스카이라인.© Shutterstock_ValeStock 오래전 원주민들이 토론토로 불렀던 마을은 지금의 토론토가 있는 자리에서 북쪽으로 꽤 많이 올라간 지점에 있었다. 유럽인들이 몰려들면서 집 짓고 살기에 좀 더 유리한 땅으로 조금씩 옮기면서 토론토는 남쪽으로 밀려 내려와 마침내 온타리오 호숫가에 이르렀다.

거대한 온타리오 호수를 육지와 연결하는 항구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면서 토론토는 세련된 도시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는데 사방의 물길이 축복한 덕분에 캐나다 최대의 도시로 금세 성장했다.

늘씬한 빌딩들이 온타리오 호를 바라보며 늘어선 토론토의 스카이라인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이 전경을 한눈에 담아낼 수 있는 명당은 온타리오 호수 위의 토론토 섬(Toronto Islands). 19세기 중반에 엄청난 피해를 안긴 태풍이 육지에서 뻗어나간 길쭉한 땅을 뚝 잘라버려 졸지에 섬이 되고 만 토론토 섬은 토론토 다운타운에서 페리로 15분이면 닿는다.

섬에서 보이는 토론토의 스카이라인은 중앙에 우뚝 선 553.33m의 CN타워를 기준으로 동서로 뻗어나간 빌딩 군락으로, 자연만큼이나 화려한 현대 문명의 대단함을 한껏 자랑한다.

*하늘이 무너진들 이러하랴, 나이아가라 폭포

전 세계인의 여행지 버킷 리스트에 단골로 등장하는 나이아가라 폭포(Niagara Falls)는 토론토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에 자리한 캐나다의 자랑거리다. 캐나다와 미국의 국경선 역할을 하는 나이아가라 강 위에서 쏟아져 내리는데, 미국인들도 ‘나이아가라는 캐나다의 것’이라 인정할 정도로 캐나다에서 보는 광경이 압도적으로 장관이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크게 두 개의 폭포로 보이지만 사실 세 개의 크고 작은 폭포로 이뤄져 있는데, 규모가 가장 작은 미국 쪽의 브라이들 베일 폭포(Bridal Veil Falls)는 이름처럼 신부의 새하얀 면사포가 늘어진 양 얌전히(?) 쏟아져 내린다. 캐나다 쪽의 호스슈 폭포(Horseshoe Falls)는 미국 쪽의 폭포들보다 너비가 두 배나 넓으며 말발굽 형태에 낙차가 무려 50m가 넘는다.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의 양은 정말 엄청난데, 1시간 동안 쏟아지는 양이 서울 시민이 온종일 사용하는 물의 양보다 많으며, 단 1초 동안 쏟아져 내리는 양만 3,160t에 달한다. 이 어마어마한 폭포는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굉장한 소리를 내지르는데, 요란한 트럼펫 수만 대를 한꺼번에 불어 재낀 굉음과 맞먹는다고 하니 하늘이 무너진다면 바로 이런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싶다.

이 굉장한 폭포를 눈과 귀에 담는 것만이 아니라 가까이 다가가 보는 용감무쌍한 투어가 나이아가라 폭포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배를 타고 폭포 앞으로 다가가 온몸으로 폭포수의 괴력을 확인하는 혼블로어 나이아가라 크루즈(Hornblower Niagara Cruises)와 낙차가 큰 호스슈 폭포 옆의 땅을 뚫어 설치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46m 아래로 내려가 폭포 뒤에서 무시무시한 폭포수를 경험하는 저니 비하인드 더 폴스(Journey Behind the falls)가 인기 절정의 투어다.

폭포수를 맞기 싫다면 폭포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상공 67m 위에 대롱대롱 매달려 폭포로 곤두박질치듯 아찔한 스릴을 경험할 수도 있다. ‘미스트라이더(Mistrider)’라고 불리는 이 짜릿한 놀이 기구는 안전상 하루에 1,000명에게만 공중에서 폭포를 감상하는 사치를 선사한다.

*달콤한 아이스 와인의 고장, 나이아가라온더레이크

폭포뿐만 아니라 캐나다를 대표하는 특산품도 나이아가라 지역을 유명하게 만들고 있다. 달콤한 와인의 대명사인 아이스 와인(Ice Wine)이 바로 폭포만큼 인기 높은 명물이다. 아이스 와인은 독일계 와인의 전통 방식으로 빚는 후식용 와인으로 여름과 겨울,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큰 캐나다 기후가 아이스 와인을 만들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나이아가라 지역과 서부의 오카나간 밸리 지역이 유명한 아이스 와인 생산지로 손꼽힌다. 재배지의 기온차가 벌어질수록 포도알의 당도가 높아지는 특징을 이용해 빚는데, 나이아가라 강이 온타리오 호수로 흘러드는 주변 지역에서 많이 생산된다.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강을 따라 자동차로 40분을 달려가면 아이스 와인으로 유명한 마을 ‘나이아가라온더레이크(Niagara–on–the–Lake)’에 닿는다. 즐비한 포도밭 한가운데에 아기자기한 건물이 줄지어 선 작은 마을로, 달콤한 와인 맛이 궁금하다면 잠깐 들러보기 좋다.

*천 개의 섬이 두둥실, 킹스턴

캐나다와 미국의 동부 국경선은 호수나 강 위에 놓인 곳이 많은데 이 국경선 인근에 이색적인 풍경을 지닌 재미있는 지역이 있다. 무려 1,000개가 넘는 크고 작은 섬이 옹기종기 떠 있는 세인트로렌스 강(St. Lawrence River)이 그곳으로, 토론토에서 자동차로 2~3시간 거리의 킹스턴에서 크루즈 투어로 만나볼 수 있다.

한 명이 간신히 설 수 있는 작은 섬부터 목장으로 꾸민 섬까지, 크기가 제각각인 1,000여 개의 섬 무리는 일명 ‘천섬(Thousand Islands)’으로 불린다. 단순히 섬이 여럿 있다면 이색적일 것도 없지만 세인트로렌스 강의 섬들은 저마다 작은 집을 하나씩 이고 있는 작은 별장 섬으로 가꿔져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두 나라의 경계가 강 위에서 나뉘어 섬마다 국적이 다른데, 섬의 별장에 꽂힌 깃발이 국적을 알리고 있어 구분하기 쉽다. 가장 유명한 섬은 ‘사랑의 섬’으로 불리는 ‘하트 섬(Heart Island)’이다. 미국의 호텔 갑부인 볼트(G. Boldt)가 아내에게 선물하기 위해 이 섬을 사들여 화려한 성을 지었으나 거의 완공되던 즈음 아내가 심장마비로 사망해 미완성에 그친 안타까운 사연을 지녔다.

하트 섬 때문인지 섬마다 가꿔진 별장에 모두 사연이 있을 것만 같은 상상을 하다 보면 어느덧 1,000여 개의 섬을 휘돌아 킹스턴으로 돌아오게 된다.

*물 맑은 호숫가의 꽃병 바위, 토버모리

토론토에서 북쪽으로 쭉 뻗어나간 브루스 반도(Bruce Peninsula)의 맨 끝 지점에 있는 작은 항구 도시로, 거대한 휴런(Huron) 호에 기이한 형태로 둥실 떠 있는 섬들이 이 지역의 명물이다.

관광선을 타고 크고 작은 섬을 둘러볼 수 있는데, 가장 인상적인 섬은 꽃병 섬(Flowerpot Island). 바람과 물살에 조금씩 깎인 거대한 바위가 우람한 꽃병 형상으로 물가에 우뚝 서 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섬에 뿔이라도 난 것처럼 보인다. 수천 년 동안 자연이 만든 거대한 돌조각은 가까이 다가갈수록 경이롭고, 섬을 둘러싼 물은 또 어찌나 맑은지 마치 어딘가 다른 세상에 뚝 떨어진 듯 현실감이 아득해진다. 이 몽롱한 기분은 놀랍도록 맑은 물이 눈부시게 반짝이며 물속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느껴지는 듯하다.

호수에 가라앉은 난파선이 손에 잡힐 듯 투명하게 속속들이 보이는 지점에서는 관광선이 천천히 다가가 맑은 물을 한껏 감상하도록 돕는다. 마치 이 황홀한 청량함을 평생 간직하도록 기억 속에 봉인하라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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