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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의 도시, 스페인 바르셀로나

05/16/2017 | 09:34:52AM
건축의 도시,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원하게 뻗은 해변과 매력적인 골목들, 그리고 그 위에 아낌없이 빛과 열을 쏟아붓는 태양. 천혜의 자연환경과 지리적 조건이 캔버스가 되어 건축의 천재들은 그 위에서 마음껏 역량을 펼쳤다. 우리는 그저 한 폭의 그림 같은 절경이 펼쳐지는 이 도시를 발걸음 가는 대로 누비며 경탄하면 된다.

가우디 전에 세르다가 있었다

세르다의 도시계획안 / 구엘 공원을 장식한 모자이크의 세부 모습 여행자들에게는 그리 익숙하지 않은 이름, 일데폰스 세르다(Ildefons Cerdà, 1815~1876)는 바르셀로나 사람 모두가 햇빛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해준 위인이다. 19세기 초 인구 밀도가 높아 전염병이 돌고 열악한 인프라로 몸살을 앓던 바르셀로나는 세르다의 도시계획안으로 새로 태어났다.

최초의 현대적인 도시계획이라 불리는 그의 계획안은 오늘날에 이르러서도 그 혁신성과 효율성에 버금가는 도시를 쉽게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세르다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개발을 막고 모든 건물과 거리가 동일한 일조량을 받을 수 있도록 똑같은 크기(113.3m×113.3m)의 모서리가 둥근 팔각형 블록 520개로 이루어진 격자 형태의 도시를 기획했다. 또 블록 끝을 열어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크기의 공원과 정원을 조성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새로운 건물들에 자리를 내주기 위해 대부분의 블록이 닫힌 형태가 되었지만 그 누구도 따사로운 태양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유토피아를 닮은 세르다의 유산은 다행히 상당 부분 남아 있다.

구엘 궁전의 화려한 내부

현지인들에게 친절하고 또 평등한 세르다의 바르셀로나는 길눈 어두운 여행자에게는 곤혹스럽다. 그러나 안토니 가우디(Antoni Gaudí, 1852~1926)의 작품들이 있어 똑같아 보이는 골목과 광장들 사이에서 이들을 이정표 삼아 낯선 도시를 헤매지 않고 탐험할 수 있다.

바르셀로나가 낳은 건축가라고 하기에는 이 도시가 그에게 빚진 것이 너무나 많다. 가우디가 없는 바르셀로나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그는 바르셀로나가 속한 카탈루냐 주에서 태어나 평생 바르셀로나를 주 무대로 수많은 걸작을 이곳에 남겼다.

숙소를 어디로 잡든 대부분의 바르셀로나 여행자들은 스페인 최고의 관광지이자 가우디의 역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La Sagrada Familia, 성가족 성당)를 제일 먼저 찾는다.

곡선을 이토록 위엄 있게 사용한 건축가가 있었던가! 수려함과 우아함으로 그 앞에 서는 모두를 압도하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가우디가 40년 동안 매진한 프로젝트로, 아직도 공사가 한창인 미완성 작품이다. 완공 목표 일정은 가우디 사후 100주년이 되는 2026년이지만 입장료 수익금과 기부금만으로 공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얼마나 더 걸릴지는 미지수이다.

그러나 아마도 우리는 살아생전에 완공된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음을 빼앗긴 여행지와 다음을,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 것은 여행자에게 크나큰 위안이 된다.

천재는 시대가 그의 능력과 한계를 예상하지 못하기에 비로소 천재이다. 또 천재는 그 분야에 관심이 전혀 없는 사람까지 매료시킨다. 가우디의 힘은 건축 분야의 문외한까지도 그가 빚어낸 작품들의 고귀함 앞에 겸손해지게 한다는 점에 있다.

매혹적인 스테인드글라스로 들이치는 햇빛은 윤이 나는 성당 바닥에 물감을 풀어놓은 듯 그림을 그린다.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는 고운 빛깔의 향연 속에서 고개를 들어 기하학적 무늬로 가득한 천장을 감상하는 사람들 모두 시간을 완전히 잊고 성당의 일부가 되어 자리에서 움직일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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