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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세의 청년 CEO 정지웅 클럽베닛 대표

07/11/2013 | 12:00:00AM
33세의 청년 CEO 정지웅 클럽베닛 대표
여기 여자보다 명품 브랜드를 더 잘 아는 남자가 있다. 이 남자, 가방·의류 할 것 없이 명품 브랜드의 종류와 가격을 줄줄이 꿴다. 그렇다고 그를 ‘명품족 된장남’으로 오해하면 곤란하다. 그가 명품시장에 밝은 이유는 해외 명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국내 소비자에게 파는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나이 33세의 청년 CEO 정지웅 클럽베닛 대표의 이야기다.

정지웅 대표가 운영하는 클럽베닛은 프라이빗 쇼핑몰 분야에서 국내 1위 업체다. 프라이빗 쇼핑몰이란, 명품 브랜드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파는 온라인 회원제 쇼핑채널을 말한다. 할인된 가격에 엄선된 명품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정 대표가 클럽베닛을 오픈한 것은 2010년 7월. 그는 3년 전에 이미 이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꿰뚫어 보고 남들보다 한 발 먼저 발을 내딛었다. 정 대표는 “현재 클럽베닛은 회원수가 30만 명에 달하고 1주일에 몇 번씩 들어오는 충성 회원도 많다”며 “작년 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 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럽베닛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주 기초적인 질문 하나가 떠올랐다. 어떻게 해서 명품을 정가의 절반에 가까운 가격에 팔 수 있을까. 정 대표의 해답은 간단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한국 백화점에서 팔리는 명품의 가격이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비싸기 때문입니다. 비싼 프리미엄 브랜드는 그만큼 재고 부담도 크지요. 비싼 가격에 해외에서 공수했는데, 안 팔리면 손해가 큽니다. 저희는 짧은 기간 동안 이벤트 형식으로 상품을 다량 판매해서 공급자의 현금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재고처리에 도움이 되도록 합니다. 이렇게 리스크를 저희가 부담하면 업체 입장에서도 여유가 생깁니다. 일종의 윈윈 전략이죠.”

클럽베닛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비법’은 철저한 사후관리다. 일반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저가 제품도 사후관리에 애를 먹기 마련인데, 프리미엄 쇼핑몰의 사후관리가 더 어려운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명품에 언제나 따라붙는 진품 시비까지.

“처음 오픈했을 때만 해도 온라인 판매라는 이유로 진품이 맞느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많았어요. 가까운 지인들조차 ‘짝퉁을 파는 게 아니냐’고 했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상품을 일일이 검수해서 내보내기 시작했습니다. 검수가 추가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 쇼핑몰은 대부분 검수를 안 해요. 대형 온라인몰도 마찬가지예요.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입했음에도 불만이 생기는 이유죠. 그래서 클럽베닛은 명품을 들여올 때 일일이 검수 작업을 거칩니다. 이런 방법이 초반 신뢰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됐어요. 공급업체 입장에서도 ‘클럽베닛이 퀄리티 컨트롤을 해주니까 우리도 편하다’고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요. 홈쇼핑은 심한 경우 반품률이 절반 가까이 나오는데 저희는 4~5% 수준으로 컨트롤하고 있습니다.”

클럽베닛의 연착륙은 정 대표가 창업 도전 세 번째 만에 이뤄낸 것이다. 첫 번째 창업은 수공예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사업이었다. 액세서리, 옷 등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유니크한 아이템을 모아 판매하는 ‘마켓플레이스’를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실패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수공예품 시장이 큰 규모로 성장했는데, 한국은 아직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두 번째 창업은 ‘토스토’라는 공동구매 지원서비스였다. 파워블로그나 카페 공동구매를 기업과 연결해주는 것이었다. 아이디어는 좋았으나 시기가 좋지 않았다. 파워블로거들에 대한 신뢰가 점차 떨어지면서 사업도 하향세를 면치 못했던 것. 정 대표는 “토스토의 경우 일정 규모 이상의 매출은 나왔지만 성장세가 좋지 않았다”며 “조금 더 큰 플랫폼 사업을 하고 싶어 도전하게 된 게 바로 클럽베닛”이라고 말했다.

성공한 청년 CEO들에게는 도전과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 대표도 마찬가지였다. 정 대표의 첫 직장은 삼성전자였고 이후 엔씨소프트에서도 근무했다. 그러나 그는 안정적인 근무 환경을 마다하고 회사를 나와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 왜 그랬을까.

“대기업에서 근무하면서‘대기업이 신사업을 시작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큰 기업일수록 신사업의 사업성을 따지다 승산이 없으면 중도에 접어버립니다. 하지만 창업은 작은 가능성만 있어도 리스크를 감수하고 시작하는 것입니다. 더 혁신적인 것을 추구하려면 누군가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거죠. 창업에는 ‘절실함’이 있기에 작은 가능성에서 성공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정 대표가 실패에 대해 가지고 있는 철학은 다른 청년 CEO들과는 조금 다르다. 다른 사람들이 조언을 통해 실패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면, 정 대표는 “직접 부딪쳐봐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기업 경영에도 패턴이 있듯이 창업에도 패턴이 있습니다. 이건 경험하기 전에는 알 수 없어요. 제가 4년 전에 창업 선배들을 만나 그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도 느낌이 안 왔던 것처럼요. 그런데 경험하니 알겠더라고요. 실패가 진짜 경험인 셈이죠.”

정 대표는 “창업 도전자들이 그나마 실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왜 창업을 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성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 역시 4년 동안 실패를 많이 했는데, 그 이유는 근본적인 고민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라는 질문이 중요합니다. 왜 이 길에 들어섰는지에 대한 성찰이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어떤 모델로 사업을 할 것인지, 회사 형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은 모두 이 질문에 답을 한 뒤에야 결정할 수 있죠.”

정 대표의 궁극적 목표는 창업가를 키우는 단체를 만드는 것이다. 그가 몸으로 터득한 기업가 정신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겠다는 뜻에서다.

“저는 기업가 정신에 매료돼서 창업을 했습니다. 안 될 줄 알면서도 도전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게 바로 기업가 정신이죠. 저의 다음 커리어 역시 창업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종국에는 창업가를 키우는 단체를 만들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제 경험과 역량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혁신을 만들어낼 수 있겠죠. 그날이 기다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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