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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보석 같은 다섯 마을. 친퀘 테레 #1

12/02/2018 | 03:37:39AM
지중해의 보석 같은 다섯 마을. 친퀘 테레 #1
Photo Credit: pickupimage.com
우리네 인생은 선택의 연속으로 점철되었습니다. 언제나 이것을 할까 말까 부터 무엇을 할까 어느 길로 갈까 어떤 방법을 택할까 하며 그 기로에 서서 때로는 거리낌 없이 결정할 수 있는 때도 있지만 어떤 경우는 몇날 밤을 하얗게 지새며 고민을 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내린 결정으로 택한 길이 꽃길이며 비단길이면 몰라도 그 길이 가시밭길이었다면 분명코 택하지 않은 다른 길을 회한을 품고 동경의 시선으로 되돌아 볼것입니다. 또 욕심이 지나친 사람들은 꽤나 부드러운 길을 걷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선택에 만족하지 못하고 저편 저길로 시선을 힐끗거리기며 입맛을 쩍쩍 다실지도 모릅니다.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로 시작되는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이스트의 가지 않은 길 이라는 시에서 이 심정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내가 어느날 선택한 내 인생의 항로 변경. 멀티 밀리언 셀러의 부동산 중개사 업을 과감하게 버리고 자연과 산을 찾아 나서는 트레커의 길을 택한 내 인생의 모험. 그 동안 지내오면서 어디 한두번 후회했겠으랴만 삶의 가치를 꼭 돈으로만 저울질할 것이 아니라는 격려를 나 자신에게 부단하게 해주며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지금에 와서야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신나는 것인지 새삼 실감이 나고 누구나 부러워 하는 선망의 대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사람을 대하는 일이라 그만큼 어려운 일이 없다고들 합니다만 간혹 구슬픈 한숨을 쉬게하는 인사들이 없진 않았지만 대체로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마음도 산을 닮아 넓고도 깊습니다. 내가 가진 작은 능력을 발휘하여 나만의 색채를 띄고 만들어 가는 트레킹 여행. 그동안 ‘박대장 사단’이라는 메니아 그룹들이 제법 만들어져 해마다 철마다 같이 모여 함께 즐겁게 걷고 오르내리니 나는 분명 내 삶의 길을 참 잘 선택했나 봅니다. 그런 아름다운 길 위의 동행이 되어 수년을 지내온 선배님들과 동무들이 이 여행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고희를 넘긴 나이에도 일년의 반은 등산과 트레킹 여행으로 집을 떠나있고 지나는 눈부신 풍경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영상으로 담는 사진 작가로서 열정이 넘치는 분인데 그를 뒷바라지 하며 묵묵하게 자신만의 인생을 걸어왔을 것 같은 그의 반려자. 그런 분들과 색의 향연으로 화려한 세계 50대 트레일의 하나인 친퀘 테레를 걸으려고 합니다.

지중해 연안에 이어진 이탈리아의 친퀘 테레(Cinque Terre). 친퀘는 다섯 숫자이고 테레는 땅을 의미하니 다섯개의 땅이라는 뜻입니다. 북으로 부터 남으로 몬테로소(Monterosso) 베르나차(Vernazza) 코르닐리아(Corniglia) 마나롤라(Manarola) 리오마조레(Riomaggiore)의 건너 건너 마을들. 이곳 사람들은 수 세기 동안 절벽을 포함한 바위 투성의 위험하도록 가파른 지형에서 테라스를 건축하여 살아오며 외부와의 단절은 의당 미 개발지로 남게 되어 단연 관광지로서 주가가 올라갔으며 이 친퀘 테레의 특징이자 매력이 되어버렸습니다. 해안 바위 절벽에 다닥다닥 지어진 집과 건물들이 아슬아슬하기만 한데 그 집집마다 벽이며 지붕. 회랑에 칠해진 원색의 다양한 색채들이 어우러져서 그려지는 풍경이 그야말로 수채화 그 자체입니다. 이러한 독특한 색을 입힌 이유는 외부로 부터 고립된 이 다섯 마을의 대부분 가정집은 어업으로 생계를유지했으며 남자들이 연안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동안 자신의 집을 쉽게 식별하여 볼 수 있게 화려하고 다양한 색으로 칠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남편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아내가 무사하게 지내는지의 선한 의도도 있었겠지만 집안 일을 잘 하고 있는지 아니면 무슨 딴짓을 하는지 감시를 쉽게 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고립되어 생활하던 이곳 주민들이 그들만의 전통적인 관습과 문화 그리고 음식들이 대를 이어 전승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제노아(Genoa)와 라 스페치아(La Spezia) 도시 사이의 철도 건설 덕분에 고립으로 부터 탈출은 이루었으나 고유한 전통들이 대도시에 물들어 사라져버린 안타까움도 있답니다. 1970년대 부터 유네스코 자연 유산으로 등재되면서 빼어난 관광지로 세상에 알려진 이 곳은 비록 차로 들어 갈수는 없으나 수많은 도보길이 손질되고 기차와 배가 다섯 마을을 연결하여 주어 매우 많은 여행가들이 찾는 명승지가 되었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1999년 생태학적 균형과 풍경을 보호하고 지역의 인류학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친퀘 테레 국립공원으로 제정하고 이어 2000년에 세계 유적재단에 의해 관리목록에 등재됨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담아 두어도 넉넉할 지중해의 하늘이 우리들 몰래 흘러 내려와 어서 나가자고 다가올 쯤에 우리는 3일 동안 머문 라반테를 떠나 기차를 타고 친퀘 테레의 시작점인 리오맛죠레(Riomaggiore)로 향합니다. 고기잡이 어선들이 뭍으로 끌려올라와 마르지않은 비릿한 바다 내음을 물씬 풍기는 작은 포구. 이제 막 솟아오른 강렬한 태양빛에 불타는 이 해안 마을은 꽃으로 활짝 피어오릅니다. 그 화려하기 그지없는 대형 화환들을 앞에 두고 발길이 얼어붙어 버리는 것은 자명한 일. 한동안 신과 인간이 합작한 대형 그림 앞에서 열심히 셔터를 누르게 됩니다. 배낭을 들쳐매고 시작하는 오늘의 트레킹. 몬테로쏘(Monterosso)까지 걸어가 산행을 마감하고 숙소로 차량 이동하는 것입니다. 이곳에는 2개의 유명한 도보길이 있는데 하나는 알타 비아(Alta Via) 또는 하이패스(High Path)라고 부르는데 이 다섯 마을 뒤의 산으로 연결되어 마을을 포함한 바다 전경을 멀리서 바라보며 걷는 35km 코스이고 두번째 길은 산티에로 아주로(Sentiero Azzurro) 또는 블루 패스(Blue Path)라 부르는데 리오맛죠레에서 시작해 친퀘테레의 5개 마을을 걸어 몬테로쏘 까지 푸른 바다를 끼고 해안선을 걷는 28km 길이의 푸른 샛길이라고도 부르는 길입니다. 세인들에게 가장 사랑을 받고 있는 코스는 리오맛죠레와 마나로라를 연결하는 사랑의 샛길(Viadell'Amore)인데 이 길을 걷으면서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바다와 산 사이에 그려진 그림같은 오래된 마을 풍경과 원색칠감의 강렬함이 뜨겁게 달구어 그들을 그렇게 만든답니다. 인생 황혼기에 그래도 맺어야 할 인연이 있다면 이 길을 한번 걸어보심이 어떠실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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