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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연한 오랜 길을 걷다. 스코틀랜드 웨스트 하이랜드 웨이. #2

11/05/2018 | 10:37:24PM
창연한 오랜 길을 걷다. 스코틀랜드 웨스트 하이랜드 웨이. #2
Photo Credit: pickupimage.com
매년 7,8월이 가장 성수기이며 길 중간중간에 있는 여행자들을 위한 숙소를 미리 예약해두면 편리한데 캠핑도 가능하고 무거운 짐을 숙소간 운반해주는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주의할 점은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해 방수와 방한 보온 장비를 구비해야 하며 특히 여름철이면 피를 빨아먹는 말파리 등과 같은 벌레 예방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합니다. 고즈넉한 오래된 마을도 지나게 되니 로컬 음식과 문화도 즐길수 있는 평화로움의 기쁨이 넘치는 길입니다. 나는 그 고색 창연한 길을 곱게 익어가는 가을색에 물들고 싶어 10월을 택해 걷습니다.

Milngavie의 도심에 있는 웨스트 하일랜드 웨이의 들머리에는 길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물들이 있고 입구에 비치해둔 빨간색 벤치 위로는 커다란 현판이 걸려 있는데 시작을 다짐하기에 좋을 구성요소들입니다. 완주를 위한 구호 하나 크게 외치고 걸음의 축제를 시작합니다. 가랑비가 가볍게 뿌려주는 달갑지 않은 환영 세리머니. 개의치 않고 초반길을 걷다보니 도심을 벗어나면서 길섶에는 스코틀랜드의 국화인 엉겅퀴 꽃이 지천으로 피어 이제는 말라가고 있습니다. 트레일 곳곳에 설치된 이정표 상단에 그려져 있는 심볼이 바로 이 엉겅퀴 꽃을 도식화한 것이라고 합니다. 점점 굵고 멈추지 않고 내리는 비. 하루를 완전히 젖고 나니 Drymen 산촌에 유숙하는 밥집의 온기가 그렇게 포근할 수 없습니다.

촉촉히 젖었던 산하는 조심스런 햇살에 이제 물기를 털고 일어서는 아침. 동리를 벗어나니 탁 트인 전망의 초원길을 지납니다. 이 길은 근자에 조성된 ‘존 뮤어 웨이(John Muir Way:JMW)와 나란히 가는 구간으로 그가 태어난 동부 스코틀랜드의 Dunbar 해안에서 서쪽 해안의 Helensburgh까지 스코틀랜드북부를 관통하는 길입니다. 존 뮤어는 자연주의자이자 작가, 자연보호주의자로 미국 국립공원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위인인데 적어도 백팩킹 종주 트레킹을 제대로 한번 하면서 때묻지 않은 순수한 지구의 자연을 날것 그대로를 맛보길 계획하는 이들이 가장 첫순위로 꼽는 존 뮤어 트레일은 그의 공헌과 업적을 기려 미국 서부 시에라 산군의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시작하여 미국 본토내 최고봉 휘트니 산정 까지 만들어졌는데 왕성한 체력으로도 20일을 넘게 걸어야 하는 장대한 길입니다. 그의 열정적인 자연보호운동은 미국의 요세미티 밸리나 세콰이어 국립 공원 그리고 다른 수많은 지역을 자연보호 구역을 보존하는데 현저한 공을 세웠습니다. 11세 때인 1850년경 미국으로 이민을 가 그런 업적을 이룬 존 뮤어의 고향이 바로 이곳 스코틀랜드입니다.

오후 햇살이 평화로운 초원길을 가는데 더 보탤 것도 뺄 것도 없는 평화로운 풍경. 더불어 시나브로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스코틀랜드 목장 지대의 풍경으로 산 자락마다 하얀 점으로 박혀있는 양들이 한껏 자유로움을 누리며 풀을 뜯는 모습이 목가적 평화로움으로 다가와 내 안을 가득 채워줍니다. 우리는 그저 한동안을 서로가 아무 말없이 묵묵히 걸을 뿐 아무런 잡담도 잡념이 없습니다. 머리 속이 투명해지고 깔끔하게 맑아지는 이 경지야말로 걸음의 수행을 통해 얻는 마음 정화의 진수이니 그저 멍 때리며 걸어도 좋고 내 내면의 정원을 거닐어도 좋은...

그렇게 걷다 보니 구릉 너머로 영국에서 가장 큰 호수 Romond가 점점 드넓게 펼쳐지고 Conic Hill로 오르는 길이 푸른 초원위로 선명하게 나타나는데 그 거대한 화폭의 풍경화가 진저리 쳐지게 합니다.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을 품은 거대한 로몬드호수를 발밑에 두고 즐기는 꿀맛같은 점심. 황후장상이 부럽지 않습니다. 이제는 이틀 동안을 지겨워 질 때 까지 저 로몬드 호수와 어께를 나란히 하고 걸어야 합니다. 서녘하늘 불타기 시작할 즈음에 우리는 지친몸 이끌고 호숫가 돌출된 부분에 그림처럼 세워진 유스 호스텔 로지에 들어섭니다. 주방에서 뚝딱거려 마련한 한식 정찬. 하루를 마감하며 나누는 대화와 그 매개체 스코틀랜드 산 위스키와 맥주. 밤은 그렇게 취해갑니다.

www.mijutrekking.com 미주 트래킹 여행사: 540-847-5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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